[노래와 세상]청년 김창완
국내 최대의 록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서서 청춘들을 열광케 하는 가수가 있다. 특유의 엉뚱함으로 토크쇼나 드라마에 나와서 화제를 불러오는 칠순의 배우가 있다. 아직도 끊임없이 쓰고 부르면서 여전한 현역임을 과시하는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청년’ 김창완(사진)이다.
그를 청년으로 부르는 이유는 여전히 뜨거운 피가 식지 않고 끓어 넘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의 무대에서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를 열창하며 수만명의 청춘들과 호흡하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는 청춘들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았고, 청춘들은 헤드뱅잉으로 호응했다.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를 반복하면서 ‘수박으로 달팽이를 타자/ 메추리로 전깃불을 타자/ 개미로 밥상을 타자’로 이어지는 이 노래의 파격은 가히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사이버’라고 외치는 이 노래는 놀랍게도 1997년 그가 40대 후반의 나이에 만든 노래다.
1977년 ‘아니 벌써’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산울림이 김창완, 창훈, 창익 삼형제가 모처럼 완전체가 되어 내놓은 13집의 수록곡이었다. 13년 만에 다시 뭉쳐서 내놓은 앨범 <무지개>는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 야심만만한 청년 로커들의 포효가 담겨 있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창완은 “그동안의 산울림은 잊어 달라. 막 데뷔한 신인으로 여겨 달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막내 창익이 사고로 세상을 뜨면서 완전체의 산울림은 볼 수 없지만 그들의 청년 정신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3년간 진행한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물러나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지만 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다시 뜨거운 록페스티벌의 계절이다. 오토바이로 기타 위를 내달리는 김창완의 열정을 만나고 싶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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