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막 오른 당권…韓 "채해병 특검" vs 羅"순진한 발상" 元 "수사 후"
羅-韓-元 3인3색 당대표 출마 선언 톺아보기
경륜 羅 윤심 元…돌아온 韓 "당정관계 수평적 재정립"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 주자들이 같은 날 나란히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과의 거리두기로 '건강한 당정 관계'를 내세운 반면,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 강조에 방점을 두면서 '윤심(尹心)' 후보임을 호소했다.
또, 총선 패배로 자진사퇴한 후 75일 만에 돌아온 한 전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 수용에 '당 차원의 특검법 발의'로 전향적인 입장을 내면서, 당권 경쟁자들과 차별화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의 '1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권 주자들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세 후보 중 원 전 장관만 유일하게 대통령실과 '원팀'을 강조하며 윤심 후보임을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용산 대통령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현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야 한다"며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이 친윤(친윤석열)계의 물밑 지원을 받을 것이란 관측 속,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하며 당내 친윤계 의원들에게 호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원 전 장관은 윤상현 의원의 당권 도전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지난 20일 갑작스레 당대표 도전을 밝힌 것을 두고 안 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반면 나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를 근거로 민심을 받들어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특히 나 의원은 전당대회 윤심 개입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는 등 윤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건 미숙한 정치"라고 평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밝힌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나 의원은 "계파 없고, 사심 없는 제가 통합과 균형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본인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당정 갈등을 두고는 선을 그으면서도 당 쇄신과 보수재건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한 전 위원장 측이 윤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알린 후 10초에 불과했다는 지적에 대해 "서로 덕담하는데 10초로 되겠느냐"라며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과 저는 지금까지 함께 일해왔기에 훨씬 건강하고 국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 전 위원장은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으로 쇄신하겠다. 기준은 오로지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한 전 장관은 채상병 특검법을 여당 주도로 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타 후보들과 차별화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그 의구심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을 반대하는 논리는 법리적으로나 정무적으로나 논리적이지만,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어드릴 만한 여러 번의 기회를 실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나 의원은 "한 후보의 특검 수용론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했고, 원 전 장관 역시 "지금 공수처에서 수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 후보는 2027년 대권 출마와 관련해 입장 차를 보이기도 했다. 나 의원이 대권 불출마를 분명히 한 반면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은 대권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나 의원은 "제게 있어 대권 꿈도 접을 수 없는 소중한 꿈이지만, 당이 너무 어렵고 절체절명 위기라 생각한다"라며 "대선을 출마하지 않기로 했고, 우리 정당을 바꾸고 2027년 대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정당의 기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2027년 3월에 치러질 대선에 도전할 경우,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지방선거(2026년 6월) 1년 6개월 전인 2025년 9월 사퇴해야 한다.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방선거 이후로도 당을 지킬 안정화된 후보란 점을 강조한 셈이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은 "누군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상대당을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정도로 국민의 신망을 받는다면, 그 분은 대선에 나와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원 전 장관 역시 "당정관계가 불안해서 싸우다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는 불행한 결과가 올까봐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불안감부터 해소를 해야 한다"며 "이후에 국민들께서 어떻게 불러주시냐에 따라 생각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당권 주자들 간에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 속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견제가 노골이다. 나 의원은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라며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원 전 장관 역시 "정치는 설득의 예술이고 정치인은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다"며 "당정관계가 불안해서, 싸우다가 내부에서 무너지는 불행한 결과가 올까봐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한 전 위원장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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