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일 천하' 엔비디아, 추가상승이냐 버블붕괴의 전조냐
AI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나스닥 시총 1위 하루만에 반납
추가 상승 여력 vs 거품론 팽팽
엔비디아가 나스닥 시가총액 1위 타이틀을 하루 만에 반납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3.51%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인 135.58달러를 기록하며 시총 1위(3조3350달러·약 4600조원)에 올라섰다.
하지만 20일 주가는 전 거래일의 상승분을 모두 내주며 130.78달러(-3.54%)로 떨어졌다. 시총 역시 3조2171억 달러로 쪼그라들면서 1위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MS‧3조3125억 달러)에 내줬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의 하락세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1일 전 거래일 대비 1.96% 하락한 8만원을 기록했다. 19일 장중 8만2500원(종가 8만12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3거래일 만에 제자리로 돌아갔다. 주가 하락세에도 '8만전자'를 유지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1.47% 하락한 23만4000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의 하락세를 두고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거다.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투자자들은 가파른 상승세 이후 나타나는 '숨고르기'라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에선 지나친 낙관론으로 엔비디아의 주가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먼저 비관론부터 보자. 미국의 유명 투자자 스탠리 트러켄밀러는 지난 5월 "AI가 단기적으로 과대 평가됐을 수 있다"며 "엔비디아 투자 비중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이 주장의 근거는 AI의 성과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돈다는 거다.
미국의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털은 "AI 호황이 시작한 이후 엔비디아 반도체에 약 500억 달러(약 69조4750억원)의 자금이 쏠렸다"면서 "하지만 스타트업이 엔비디아의 AI 칩을 활용해 거둔 매출액은 3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AI 반도체를 향한 시장의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알찬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경제조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를 향한 시장의 열정은 거품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AI가 향후 1년 6개월 정도 미국 주식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주겠지만 거품은 결국 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엔 낙관론을 살펴보자. 몇몇 투자전문가는 "AI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4차 산업혁명은 거를 수 없는 변화"라고 주장하면서 "AI 칩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수혜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근거로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200달러로 제시한 곳도 등장했다.
18일 미 로젠블라트 증권의 한스 모체스만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140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20일 주가가 130.78달러였다는 걸 감안하면 상승 여력이 52.9달러에 달한다는 의미다. 나스닥 시총 1위 타이틀을 하루 만에 반납한 엔비디아의 주가는 더 상승할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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