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수해 1년… 산사태 복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 [밀착취재]

강은선 2024. 6. 2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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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우르르 꽝꽝'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밖을 보니 흙더미랑 돌이 쏟아지더라고. 여기 산 지 50년이 넘었는디 산사태가 난 건 처음이여."

장마를 앞두고 폭염특보가 내려진 이날 산사태 피해지 복구작업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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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또 흙더미 덮칠라” 조마조마
인부들 산골짜기 사방댐 설치 분주
불안한 주민들 “공사 빨리 끝내길”
산림청 “산길 개설 등 곳곳서 난관
6월 내 복구 공사 모두 완료할 것”

“오전에 ‘우르르 꽝꽝’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밖을 보니 흙더미랑 돌이 쏟아지더라고. 여기 산 지 50년이 넘었는디 산사태가 난 건 처음이여.”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에 장마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오전 충남 공주시 사곡면 회학리. 마을 주민 최공식(72)씨는 지난해 여름에 난 산사태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다고 했다. 최씨는 “곧 장마가 시작된다는데 얼른 공사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난 충남 공주시 사곡면 회학리 일대에 토사 유출을 방지하고 물 낙차를 완화해 주는 사방댐 설치와 골막이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은 지난해 7월15일 마구 쏟아진 비에 물먹은 흙이 돌덩이와 함께 흘러내리며 산사태가 발생했다. 무너지기 시작한 흙더미가 최씨 집 옆 골짜기로 흘러내렸지만 근처 유일한 민가였던 최씨 집은 피해를 비껴갔다. 최씨 집 담장 기능을 했던 집채만 한 크기의 바위가 막아줘서다. 지난해 이 인근은 7월9일부터 열흘 동안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로 인한 산사태 피해 규모는 1.94㏊(약 6000평)였으나 다행히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없었다.

장마를 앞두고 폭염특보가 내려진 이날 산사태 피해지 복구작업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인부 3명은 산골짜기에 사방(砂防)댐을 설치하며 연신 구슬땀을 흘렸다. 사방댐은 토사가 흘러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소규모 댐이다. 지난해 마을 입구까지 떠밀려 온 바위와 자갈은 유속을 완화시켜 토사로부터 막아주는 사방댐 재료로 재활용되고 있었다.

산사태 복구공사를 총괄하는 산림청은 7억6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이곳에 토사유출 방지를 위한 사방댐·골막이 등 가로구조물과 함께 침식 예방을 위해 세로구조물인 기슭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이종수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산에 길을 만들며 하는 공사의 특성상 어려운 점이 많지만 산림청 관할 복구공사는 6월 안에 모두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장마기간 강수량은 648.7㎜로, 전국 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강수일수 대비 강수량인 강우강도는 가장 강했다. 충남은 지난해 장마기간 중 경북(2424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115건(재해복구 사업지 기준)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당시 장마기간에 900㎜ 이상 강수량이 내린 곳은 충남에만 청양(1093㎜), 공주(1003㎜), 세종(968㎜) 3곳이었다.

올해 복구공사가 지연되는 이유는 지난해 피해 규모가 예년보다 크기 때문이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호우피해 복구사업 건수는 8254건으로 전년(5628건) 대비 32% 늘었다. 산사태 피해는 전년(1278건)의 2배가량인 2410건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사태 복구공사는 산림조합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맡아 진행하는데, 응급복구비가 마련돼도 산지소유자 동의 등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면서 응급복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지난해에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설계용역, 주민설명회, 산지소유자 동의 절차에 꼬박 4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달 22일 현재 전국 산사태 복구율은 92%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장마철을 앞두고 지역주민의 걱정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산사태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산사태 예측 정보시스템 등 과학적인 대응체계를 바탕으로 산림재난으로부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주=글·사진 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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