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심 안정, 러는 반미 연대 과시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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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19일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통해 밀월을 과시하면서 30여년간 다진 북방외교가 기로에 놓였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러 조약 이후) 한국과 러시아가 정부 간 외교적인 언어를 기분 나쁘다며 주고받은 건 맞지만 뜯어보면 양쪽 다 서로가 선을 넘지 않는 한 지금보다 더 나가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지금처럼 서먹서먹한 관계가 풀리는 것을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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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가 최대한 北에 협조한 것은
한·미에 관계 관리하라는 신호
전문가 “조약이면 따져볼 필요”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19일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통해 밀월을 과시하면서 30여년간 다진 북방외교가 기로에 놓였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너무 강한 대응으로 외교적 옵션을 줄이기보다는 주변국들과 실익을 위한 기반을 쌓고, 북·러 조약의 이면을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러 조약이 군사협력을 포함하고 있고, 동맹을 복원 및 격상했다는 데서 ‘위험한 조약’으로 읽히는 건 사실이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라고 외교가에선 보고 있다. 조약을 체결한 북한과 러시아의 속내, 각자의 필요는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난 등에 시달리는 북한은 불안한 민심을 안정시킬 ‘큰 한방’이 필요했다.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반미 연대’를 과시하는 한편 북한에 문서상 가능한 최대치의 약속을 해주며 주도권을 갖고 무기 지원 등 얻을 것을 얻어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종합하면 이번 조약의 여파로 한·러 관계나 한반도 정세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볼 상황만은 아닐 수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러 조약 이후) 한국과 러시아가 정부 간 외교적인 언어를 기분 나쁘다며 주고받은 건 맞지만 뜯어보면 양쪽 다 서로가 선을 넘지 않는 한 지금보다 더 나가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지금처럼 서먹서먹한 관계가 풀리는 것을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차 센터장은 이번 조약 체결에 대해 “(러시아보다) 북한이 조금 더 조급한 입장인 건 맞다”며 “중국으로부터 오는 자원 등이 북한 주민들이 보기에도 부족하다는 체감이 있어 희망을 줄 ‘깜짝 처방’이 필요했던 것 같고, 위성 발사나 핵·미사일 기술 효과도 최근 마땅치 않으니 러시아와 협력한다고 하면서 분위기를 확 반전시키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외교 문서 측면에서 최대한 북한에 협조한 것은 “오히려 당분간 북한에게 표정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자, 자신들이 알아서 할 테니 북한은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셈”이라고 차 센터장은 봤다. 한국이나 미국에 외교적 압박을 한 것은 “조약 이행 주요 내용이 결국 러시아에 달린 만큼 러시아로서는 ‘그 선을 넘고 싶지 않으니 한·미가 관계 관리를 좀 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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