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서울대 휴진 중단 결정, 의정 대화로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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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사태가 해소냐 확산이냐의 기로에 섰다.
정부가 제시한 타협의 마지노선 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의료계 내에서도 정부와의 대화 기류가 감지된다.
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 대표 3인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설치된 점도 의정 대화를 위한 고무적인 신호로 보인다.
의료계 내 정부와의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의정 간 대화체가 구성되지 못하면 지금까지 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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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특위 출범 대화시도
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가 가능하려면 의료계 내 자성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와야 한다. 이어서 정부와 협상을 벌이기 위한 의료계 내 통합된 기구가 세워져야 한다. 다행히 주말을 전후로 해서 이러한 두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는 양상이다. 먼저,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면서 의정 대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이번 결정은 무기한 휴진으로 의료현장에서 고통받는 환자를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내에선 의정 대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면 동료집단으로부터 배척당할 것이란 강압적 분위기가 강했다. 이 같은 집단주의 성향 탓에 의료계의 일방적 주장만 용인하고 정부와 대화하자는 목소리는 닫아버린 것이다. 올해 의료갈등 초반부터 강경노선에 섰던 서울대 교수들이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급선회한 것은 휴진 여부를 논의 중인 다른 대학병원 교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결단이 의료계 전체로 퍼지면 대화의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을 수 있다.
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 대표 3인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설치된 점도 의정 대화를 위한 고무적인 신호로 보인다. 그간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해왔으나 의료계의 공통된 목소리를 담는 단체가 부재했던 게 사실이다. 특정 단체와의 대화가 전체 의료계를 대표할 수 없으니 그간 대화의 시도들은 허송세월일 뿐이었다.
이제 남은 단계는 의정 간 대화체를 꾸리고 본격 가동하는 것이다. 의료계 내 정부와의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의정 간 대화체가 구성되지 못하면 지금까지 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의료갈등을 해소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내릴지, 복귀자와 마찬가지로 행정처분 절차 '중단'을 결정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 판단의 시한이 이달 말이다. 의정 간 대화체 결성과 활동 내용에 따라 정부의 행정처분 수위도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
의정 간 대화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의료계의 자성과 태도 변화가 절실하다. 지금까지 의료계 내에선 이번 의료갈등의 원인을 외부 탓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강했다.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이 사태를 키웠다든가 여론이 의사들을 악마화한다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의료계의 주장에는 일부 합리성이 있다. 그러나 의료개혁에 미온적이었던 의료계의 태도가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긴 것 역시 사실이다. 더구나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한 휴진이라는 카드를 꺼낸 행위 자체는 의사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 의료공백 상태로 충격을 받은 환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이번 의료공백 사태가 낳은 불신을 신뢰로 바꾸는 데 의료계의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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