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그는 왜 호수에 `로봇 거위`를 띄웠을까

박영서 2024. 6. 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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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도시에 사는 현대인은 중독, 비만, 불면 등 여러 건강 문제에 시달린다.

이는 인간을 둘러싼 도시환경에서 인간·동식물·기계가 맺는 복잡한 관계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내털리 제러미젠코는 도시를 인간만의 서식지로 간주하는 기존 시각을 비틀고 '환경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다양한 공적 실험과 이벤트로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며 '도시생명 다양성'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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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털리 제러미젠코
박윤조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거대 도시에 사는 현대인은 중독, 비만, 불면 등 여러 건강 문제에 시달린다. 발전한 의료기술도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 이는 인간을 둘러싼 도시환경에서 인간·동식물·기계가 맺는 복잡한 관계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내털리 제러미젠코는 도시를 인간만의 서식지로 간주하는 기존 시각을 비틀고 '환경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다양한 공적 실험과 이벤트로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며 '도시생명 다양성'을 향해 나아간다.

호주 태생의 제러미젠코는 바이오아트 및 생태미술 작가로 유명하다. 현재 뉴욕대 스타인하트 예술·예술교육과 부교수다. 그는 본래 컴퓨터공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한 과학자다. 정보기술과 예술을 접목해 기술 이면에 숨은 권력을 고발하는 활동으로 이력을 시작했다. 제러미젠코는 과학기술이 품은 접속과 소통의 힘을 발견했고, 직접 제작한 기계나 프로그램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위계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자면 호수에 마이크를 내장한 '로봇 거위'를 띄워 사람들이 거위와 대화하게 하고, 유독 물질을 감지하는 귀여운 모습의 '로봇견'으로 로봇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식이다.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물질을 함유한 미끼를 물고기와 나눠 먹으며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기도 했다.

책은 제러미젠코의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열 가지 키워드로 탐색한다. 그가 '이민 과학자'로서 겪은 경험이 작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의 공적 실험이 도나 해러웨이의 '응답-능력' 개념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그가 운영소장으로 있는 'x클리닉'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등을 상세히 살필 수 있다.

기후위기로 환경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한 오늘날, 책은 과학과 예술이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할 길을 독자들에게 밝게 비춰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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