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나·원 당대표 출마 선언… 윤심 아닌 비전 놓고 경쟁하라

2024. 6. 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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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줄줄이 선언했다.

이어 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출마 회견을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4∼25일 후보자 등록을 받고, 다음달 23일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할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윤심'보다는 '민심'에 기반을 둔 참신한 비전 대결이 승부를 가를 것임을 후보들은 잊지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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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4파전 구도로 짜여졌다. 왼쪽부터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줄줄이 선언했다. 나 의원은 23일 오후 1시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계파 없고 사심 없는 제가 당 대표 적임자"라며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 전략, 경험을 오롯이 보수 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출마 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총선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면서 수평적 당정 관계, 채상병 특검법 수용 등을 내세웠다. 오후 3시엔 원 전 장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거대 야당을 상대하기 위해선 정부와 여당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서 '원팀'을 강조했다.

이렇게 세 사람은 1시간 간격을 두고 잇달아 차기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또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지난 21일 출마 선언을 했다. 이로써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는 4파전으로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오는 24∼25일 후보자 등록을 받고, 다음달 23일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할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이 대표로 낙점받으려면 당심 80%, 민심 20% 룰을 통과해야 한다. 당대표라는 문을 여는 열쇠는 쇄신과 미래 비전일 것이다. 예컨데 '영남·웰빙 당'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함을 어떻게 환골탈태시키고, 거야의 입법폭주 대응책과 협치 전략은 무엇이며, 당정 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재정립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벌써 계파 간 대립 양상 조짐이 나타나 우려가 커진다. 선거 전략 상 불가피한 면은 있지만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 집권당임에도 불구하고 총선 참패로 위기에 봉착해있는 만큼 성찰과 혁신의 몸부림이 느껴져야 하건만 피부에 와닫지 않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후보들이 당 체질을 일신하고 윤석열 정부와도 일정하게 차별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대목은 주목해볼 만하다. 이런 정치철학을 가지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각 후보들이 집권당을 이끌 진짜 재목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길 기대한다. 그러려면 '윤심'이 아닌 쇄신과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할 것이다. '윤심'보다는 '민심'에 기반을 둔 참신한 비전 대결이 승부를 가를 것임을 후보들은 잊지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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