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가상자산 ETF 불가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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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도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승인이 이르다는 진단이 나왔다.
가상자산 ETF가 허용될 경우 국내 자금이 자본시장에서 가상자산 시장으로 급격히 유출될 수 있고, 가상자산 가격 하락 시에 금융시장 간 연계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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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 도입 따른 득보다 실이 클 것"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해외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도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승인이 이르다는 진단이 나왔다. 가상자산 ETF가 허용될 경우 국내 자금이 자본시장에서 가상자산 시장으로 급격히 유출될 수 있고, 가상자산 가격 하락 시에 금융시장 간 연계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또 적절한 투자자 보호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도입을 할 경우 투자자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해외의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고찰'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올해 미국, 홍콩, 영국 등 해외 국가에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ETF를 승인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10일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허용했다. 지난 5월에는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위한 거래소 상장 규정 개정을 승인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4월에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 발행을 승인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발행 승인은 세계 최초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는 지난 5월22일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다. 영국의 가상자산 ETF는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한정된다.
우리나라는 비트코인 선물 ETF의 중개는 허용하나, 현물 ETF의 발행이나 중개는 금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과 중개가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 금지라는 방침과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자본시장법 상 ETF의 기초자산이 금융투자상품, 통화, 일반상품, 신용위험 등으로 제한돼 있다. 비트코인 선물 ETF의 경우 기초자산이 비트코인 현물이 아닌 비트코인 파생상품이라 가능하다.
이 연구위원은 그러나 "가상자산 기반 ETF 발행과 거래가 허용되면 우리나라 자본의 상당 부분이 기업 투자 부문에서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고, 특히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현물 ETF를 직접 운용하는 경우 가상자산 현물거래로 인해 국내 자본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더욱 많이 이동할 수 있다"고 봤다.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않는 가상자산으로 자본이 이동하게 되면 국가 경제 차원에서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변동성이 높은)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연계 상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 연기금 등이 관련 포지션을 청산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전통 자산을 매각해 전통 자산 가격 하락 등 관련 위험이 금융시장에 파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가 금융시장 메커니즘과 가상자산 등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채로 가상자산 연계 상품에 투자를 많이 할 경우 가상자산발 충격에 대해 펀드런 등이 발생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적절한 투자자 보호가 시행되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 훼손도 우려했다.
따라서 그는 "가상자산의 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큰 현재 시점에서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상품을 제도권으로 포섭하는 것은 시장참여자에게 가상자산이 검증된 자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자본배분·금융시장 충격·금융 시스템)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내달에나 시행되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가상자산 ETF 승인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가상자산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ETF 승인을 무작정 거부할 경우 국내외 규제 차익을 이용한 자금 이탈이 나타날 수도 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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