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성 핵오염수 누설 사고, 철저한 원인규명 이뤄져야

한겨레 2024. 6. 2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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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경북 경주의 월성 4호기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냉각수 약 2.3톤이 바다로 누설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으나 핵오염수의 누설은 그 자체로 있어서는 안 될 초유의 사고다.

한수원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냉각수를 식히는 열교환기에 문제가 생겨 누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수원과 원안위는 초유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누설 원인과 정확한 누설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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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의 월성 원자력 발전소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지난 22일 경북 경주의 월성 4호기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냉각수 약 2.3톤이 바다로 누설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으나 핵오염수의 누설은 그 자체로 있어서는 안 될 초유의 사고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따라야 한다.

원자로에서 연료로 쓰인 뒤 배출된 사용후핵연료는 높은 열과 방사능을 지니고 있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들어진 저장조 안에 보관해 물로 식히는 것이다. 저장조의 냉각수는 사용후핵연료와 직접 닿기 때문에 삼중수소와 감마핵종 등의 방사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사전에 승인받거나 계획하지 않은 누설이 발생해선 안 되는 이유다. 한수원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냉각수를 식히는 열교환기에 문제가 생겨 누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연간 배출 제한치 대비 삼중수소는 10만분의 1, 감마핵종은 10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이번 누설 사고가 인체에 영향을 줄 만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누설된 저장수의 방사선 유효선량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한수원과 원안위는 초유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누설 원인과 정확한 누설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누설 사고가 벌어진 것도 충격인데, 이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저장조 수위가 낮아진 것을 본 뒤에야 확인했다는 것이다. 2.3톤의 방출량은 저장조의 수위 감소량으로 추정된 것일 뿐이다. 과거 월성 원전 삼중수소 유출 조사에서도 저장조의 방수 시설 결함이 문제가 된데다 냉각수 유출량을 정확하게 파악할 근거 자료가 없어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냉각수가 누설과 동시에 곧바로 배수구를 통해 해양 환경으로 방출됐다는 사실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원안위가 누설 원인과 정확한 누설량, 누설 경로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2029년 설계 수명이 종료되는 월성 4호기는 지난 4월부터 수명 연장 절차가 추진되고 있다. 노후 원전은 곳곳에서 안전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 월성 4호기는 또다른 안전 문제로 지난 1일부터 원안위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한수원은 안전설비 이상을 확인하고도 이를 원안위에 즉각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부는 원전 안전성 확보가 담보되지 않은 섣부른 수명 연장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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