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 장타자들과 4차 연장전 승리 시즌 2승, 통산 6승 달성 “뜻밖의 우승, 마음 비우니 기회가 왔다”
“연장전 선수 중 제가 비거리가 가장 짧은데, 마음을 편하게 하니 기회가 온 것 같다.”
박현경이 4차 연장전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원) 우승컵을 들었다.
박현경은 23일 경기도 포천 포천힐스CC(파72·652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치고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윤이나, 박지영과 공동선두로 마친 뒤 연장 혈투 끝에 우승했다.
지난달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둔 이후 한 달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든 박현경은 2020년 2승 이후 4년 만에 한 시즌 2승을 거두며 통산 6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 2억 5200만원을 거머쥔 박현경은 지난주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노승희를 제치고 대상과 시즌 상금(7억 4263만원) 부문에서 모두 선두로 올라섰다.
박지영과 공동선두로 출발한 박현경은 5, 6번홀 보기로 흔들리면서 초반에 맹렬한 기세를 떨친 윤이나에게 역전당한 뒤 끌려갔다. 8, 9, 12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추격했지만 13번홀까지 이날만 7타를 줄이며 질주한 윤이나에게 2타차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윤이나가 15번홀과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3명 연장전이 성사됐고, 피 말리는 4차 연장 끝에 박현경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18번홀(파5)에서 계속된 플레이오프에서 박지영이 3차 연장에서 먼저 탈락했고 4번째 연장에서 박현경이 탭인 버디를 넣고 승부를 갈랐다. 윤이나의 4m 버디 퍼트가 홀컵을 돌아 나온 뒤였다.
박현경은 “짧은 퍼트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자신감이 없어져 어렵게 경기했다. 반대로 롱퍼트와 어프로치로 만회했다”면서 “연장전을 벌인 3명 중 제가 비거리가 제일 짧아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했는데, 저에게 기회를 주신 것 같다”며 “뜻밖의 우승”이라고 말했다. 윤이나와 박지영은 KLPGA 투어에 대표적인 장타자들이다.
아버지 캐디와 함께 또 한 번 우승을 합작한 그는 “아빠가 9번홀 세컨샷 지점으로 이동하면서 평소와 다르게 ‘너무 걱정하지 마, 좋은 일이 있을 거야’라고 격려해 줬는데 거기서 큰 힘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맹장 수술 후유증을 털고 시즌 3승에 도전한 박지영은 마무리가 아쉬웠고, 윤이나는 오구플레이 징계 파문 이후 첫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김민주가 1타차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4위(11언더파 277타)에 머물렀고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공동 20위(3언더파 285타)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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