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특검' 엇갈린 빅3…한동훈 "추진" 원희룡·나경원 "수사 먼저"

신윤하 기자 2024. 6.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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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수사 종결과 무관 '제3자 특검 추천' 특검법 발의 약속
원희룡·나경원 '선수사·후특검' 고수…"韓수용론, 순진한 발상"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4.6.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해병대원 특검법을 두고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 '빅3'의 입장이 엇갈렸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주도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친윤(친윤석열)계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반면 친윤 지지를 업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은 특검을 받을 수 없단 입장을 고수했다. 세 후보 모두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연이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회견을 마친 후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비교적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4·10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이후 처음으로 선 공개 석상이다.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나서서 해병대원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은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너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반대하는 논리는 법리적으로나 정무적으로나 논리적"이라면서도 "그러나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어드릴 만한 여러 번의 기회를 아쉽게도 실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차기 당대표가 되면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제3자가 특검을 고르는 내용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MB(이명박 전 대통령) 특검처럼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안을 언급했다.

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특검을 주장하겠다는 '선(先) 수사·후(後) 특검'을 주장하는 정부 여당과는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한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선수(야당)가 심판(특검)을 고르는 경기라 진실 규명을 할 수 없다"며 "저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기 전 지지자를 향해 손들고 있다. 2024.6.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반면 친윤의 지원을 받는 원 전 장관은 해병대원 특검과 관련해 '선 수사·후 특검'의 정부 여당과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부 여당과 동일하게 유지하며 친윤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수사가 진행되는데 수사 결과가 미진하다면 먼저 특검을 요청할 수 있다. 이게 이미 여당에서 밝힌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한 '대법원장 등 제3자에게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는 안'에 대해선 "현재 야당이 의석 수로 밀어붙이는 특검법이 기정사실화 돼 있는데 이걸 찬성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도 해병대원 순직 사건에 대한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가 우선이고, 수사가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특검법을 논의할 수 있단 입장을 되풀이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야당이 특검 발의한 방안을 보고, 엊그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법사위를 보면 진행 상황이 꼭 인민 재판 같다는 이야기들을 한다"며 "수사는 반드시 속도를 내주시고, 수사를 끝낸 다음 미진한 상황이 있고 진실 규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그때 가서 특검법을 논의할 수 있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해병대원 특검 찬성 입장을 즉각 반박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후보의 특검 수용론, 순진한 발상이고 위험한 균열"이라며 "저는 반대한다. 그리고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이에 한 전 위원장 선거 캠프는 언론 공지를 통해 "민주당 특검법을 받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 후보가 오해하신 것 같아 알려드린다"고 받아쳤다.

한편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두고는 세 후보 모두 특검 도입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당대표가 되면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특별감찰관 추진과 제2부속실 설치를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하며 차별화된 메시지를 던졌다.

한 전 위원장은 "법리 판단만 남은 문제여서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할 문제가 아니"라면서도 "대신 집권여당과 정부가 국민들 걱정을 덜어 드려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2부속실을 즉시 설치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전 장관은 "지금 검찰에서 수사하는 걸로 아는데 수사 결과에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수사가 종료된 이후에 진실 규명이 미흡하다면 그다음 특검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4.6.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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