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한동훈 향해 “말뿐인 성찰 아니라면 ‘김건희 특검법’ 수용해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23일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한동훈 전 비상대잭위원장을 겨냥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추종자’라고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함께 ‘조건 없이’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한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 직후 브리핑을 열고 “한 전 위원장이 해병대원 순직 사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진전된 자세”라면서도 “말뿐인 ‘복기와 성찰’로 용산을 향한 어설픈 반윤 깃발을 들어 보이는 모양새가 아니라면 채 해병 특검도, 김건희 여사 특검도 조건 없이 수용하라”라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채 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하고 6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인데, 이마저 거부하고 폐기하고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 한 전 위원장의 입장인 건지 밝혔으면 좋겠다”면서 “현재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전체 의원들이 해병대원 특검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열고 “(국민은) 대표가 되면 채 해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한 후보의 말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대전현충원을 참배한 1월2일은 공교롭게도 채 해병 생일이었다”면서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한 후보를 발견하고 (채 해명 묘역에) 참배 요청을 했으나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진실 규명을 위한 채 해병 특검법을 발의할 의지가 있다면 대표 당선 때까지 미루지 말고 내일이라도 우선 발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원희룡 전 장관은 김 여사 가족의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방어에 온몸을 던졌던 인물”이라며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한테 각 세우면 진짜 폭망’이라며 벌써 눈도장 찍기 바쁘다”라고 비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어 “(이들의) 출마 선언의 가장 첫 줄은 바로 국민의힘의 국회 등원 촉구여야 한다”며 “당권 주자에게 필요한 건 윤심 추종안이 아니라 국정쇄신안이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바라기를 멈추고 국회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며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자들을 비판했다. 허 대표는 “책임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저 한자리 꿰차려는 ‘자리 사냥꾼’들만 용산에서 여의도까지 줄을 서 있다”면서 “당대표 위에 왕이 있는데 대표는 대체 왜 뽑는 거냐. 국민이 비웃고 있다”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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