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원희룡·나경원, ‘채상병 특검’ 입장 갈렸다
羅 “계파도 앙금도 없어” 韓 “당정관계 수평적으로 재정립” 元 “대통령과 신뢰 있다”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한동훈·원희룡·나경원 등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주자들이 23일 나란히 전당대회(7월23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보수의 재집권을 강조했지만, 대통령실 외압 의혹이 있는 해병대원 故 채상병 사망 사고 관련 특검법에서 의견이 갈렸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찬성 의사를 표하며 여당 자체 특검안 발의를 거론한 반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에 추진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했다. 이러한 입장차가 추후 전당대회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전당대회의 구도가 친윤(親윤석열) 대 비윤(非윤석열)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기에 각 주자들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견해를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세 주자가 30분~1시간 간격으로 연달아 출마 선언을 한 가운데 가장 먼저 기자회견에 나선 나경원 의원은 "국민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보수재집권에 성공해야 한다"며 "저는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 줄 세우는 정치, 줄 서는 정치, 제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는 자유롭다. 각 세울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제가 진심으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다. 조건 없이 힘과 마음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며 "부족함과 실수가 있다면 과감히 고쳐나갈 것이다. 당정동행, 밀어주고 끌어주며 같이 갈 것"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에 대해 "진실 규명용 특검이라면 언제든지 생각해 보겠지만, 어제 법제사법위원회(입법청문회) 진행 과정을 보면 꼭 인민재판을 하는 것 같다. 그만큼 특검이 진실 규명보다 정권을 끌어내리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상당히 보여준다"며 "수사가 끝난 다음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곧이어 출마 선언에 나선 한동훈 전 위원장은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으로 쇄신하겠다"고 밝혔다.한 전 위원장은 "지난 2년간 9번이나 집권여당의 리더가 바뀌었다. 그 배경이나 과정이 무리하다고 의문을 갖고 비판하시는 국민들이 많았다"며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尹心' 겨냥한 뒤 "당이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준은 오로지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여야 한다. 중요한 사안마다 그 절대적 기준을 당과 정 모두가 공유하면서 협력하겠다"며 "그것이 우리가 어렵게 탄생시킨 윤석열 정부를 흔들림 없이 지켜내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길이라 믿는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에 대해 "국민들께서 갖고 있는 의구심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찬성 의사를 표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이 제안하고 있는 특검은 민주당이 특검을 고르게 돼 있다.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셈"이라며 "저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 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직접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원희룡 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 무도한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겠다"며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 레드팀을 만들어 당심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질의응답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우선 공수처의 수사가 철저히 진행되도록 하고 그게 진행된 결과를 보고 미진한 것이 있다면 그때 특검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 의사를 표한 것에 대해선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절대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독소조항이라든지 여야 협의가 이루어진다면 그런 부분까지 논의가 안 열려 있다고 할 필요는 없겠지만, 현재 야당이 의석수를 갖고 밀어붙이는 특검법이 기정사실화 돼 있는데 이걸 찬성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류상 빚만 30억...박세리가 숨겼던 부친의 빚더미
- 제자에 무슨 쪽지 보냈길래…최연소 교총 회장 전력 논란
- 최태원이 혼외관계에 쓴 ‘219억’...중심에 티앤씨재단 있다
- 악마가 몬 ‘살인 택시’ 트렁크 시신의 비밀 [정락인의 사건 속으로]
- 총선 패장임에도 ‘한동훈 대세론’이 형성된 이유 세 가지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 진중권, ‘찐윤’ 이철규 향한 경고 “‘맞다이’로 들어와”
- “주택 수요 느는데 공급 감소…내년부터 집값 폭등 가능성”
- “망하게 해주겠다” 치킨집 갑질 대구 공무원에 공분…홍준표 답변은
- 잇몸병 주범 ‘치태’ 방조범은 ‘구강 노쇠’
- 한 해가 무섭게 주름지는 얼굴…‘동안’ 지키는 세안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