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고에너지 중성미자' 발견됐나

박정연 기자 2024. 6.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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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중성미자가 발견됐다.

이번에 포착된 중성미자는 수십 페타전자볼트(PeV‧입자의 질량이나 운동량 단위로 1PeV는 1000조 전자볼트(eV))의 에너지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중성미자라고 설명했다.

10년 전 최초로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관측한 남극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연구소를 제외하곤 이러한 관측이 가능한 시설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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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 동아사이언스 DB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중성미자가 발견됐다. 초고에너지를 바탕으로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중성미자는 그 존재가 알려진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먼 은하에서 초질량 블랙홀의 성장과정을 해결하는 핵심 단서로 여겨진다.

후앙 코엘류 프랑스 천체입자 및 우주론 연구소(ARCA) 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4년 중성미자 컨퍼런스’에서 공개해 연구자들을 놀라게 했다.

프란시스 할젠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교수는 이번 발견에 대해 “환상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네포묵 오테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는 “이 중성미자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알아내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성미자는 우주 만물을 이루는 기본입자 중 하나다. 질량이 거의 없고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아 ‘유령입자’라 불린다. 우주 탄생 직후에도 나왔고 태양의 핵융합 반응이나 원전의 핵분열 반응에서도 검출되는 등 만물의 구성원리를 밝히기 위한 중요한 단서지만 오랫동안 실체를 알 수 없었다. 우주를 설명하는 현대물리학 이론인 표준모형 모델은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지 않는다는 전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번에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발견한 장비는 ARCA의 '큐빅킬로미터중성미자망원경(KM3NeT)'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남동쪽 3500m(미터) 깊이의 해저에 설치돼 있다. 유럽 국가 외에 모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조지아, 중국, 아랍에미리트의 연구자들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망원경에는 광자를 감지할 수 있는 검출기가 담긴 18개의 유닛을 구슬처럼 엮는 800m(미터) 길이의 ‘끈(String)’이 달려 있다. 고에너지를 가진 우주 입자가 지구의 대기 등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전하를 띤 입자 반응을 포착한다. 중성미자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입자가 공기, 물 또는 암석 분자에 부딪히면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 뮤온이 나오는데 이 때 광자 검출기가 희미한 섬광을 감지한다.

코엘료 연구원은 KM3NeT의 센서가 지구 지평선 약 1도 아래에 도달한 중성미자에 의해 생성된 뮤온이 생성한 섬광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포착된 중성미자는 수십 페타전자볼트(PeV‧입자의 질량이나 운동량 단위로 1PeV는 1000조 전자볼트(eV))의 에너지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중성미자라고 설명했다.

코엘료 연구원은 이번에 발견한 중성미자에 대해 “다른 어떤 것과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정말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선 이 중성미자가 어디에서 존재하는지, 언제 관측됐는지 세부사항은 밝혀지지 않았다. 코엘류 연구원은 이러한 세부사항은 추후 논문을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0.5 페타전자볼트 이상의 에너지를 가진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관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10년 전 최초로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관측한 남극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연구소를 제외하곤 이러한 관측이 가능한 시설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별도로 강연한 나오코 루라하시 닐슨 미국 필라델피아 드렉셀대 연구원은 최근 중성미자를 관측할 수 있는 관측소가 최소 4개 이상 건설 중이거나 제안된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에선 중성미자 실험시설인 ‘예미랩’이 강원 정선군 예미산 지하 1000m 지점에서 운영 중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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