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원' 나란히 출사표…韓 "해병대원 특검 발의할 것"

박주연 2024. 6.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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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일제히 도전장을 냈다.

나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며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 전략, 경험을 오롯이 보수 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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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릴레이 출마 선언
한동훈 "與, 민심 반응하고 있나
정부 견제 마다하지 않겠다"
나경원은 한동훈 견제
"미숙한 정치에 당 못 맡겨"
원희룡, 尹과의 신뢰 강조
"원팀 돼야 정부 성공·재집권"
다음달 치러지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낸 나경원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일제히 도전장을 냈다. 이날 국회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출마 기자회견을 연 세 사람은 대통령실과의 관계부터 차별화된 입장을 보였다.

한 전 위원장은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며 가장 큰 각을 세웠다. 원 전 장관은 “당과 정부가 원팀이 돼야 한다”며 용산과 가장 가까운 스탠스를 취했으며, 나 의원은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1일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까지 네 사람은 다음달 23일 전당대회까지 각종 정치 현안을 놓고 격돌할 전망이다.

 韓 “국민 의구심 풀어드려야”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지난 4월 10일 물러난 한 전 위원장은 75일 만에 정치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총선 패배에 대해 “오로지 저의 책임이다”면서도 “(여당이) 국민 눈높이에서 민심에 반응하고 있냐”고 되물었다.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눈치 봐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이라며 “당이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병대원 특검’과 관련해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야당이 ‘해병대원 사망 축소 수사 배후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해 대통령실과 여당이 반대해온 사안이다. 한 전 위원장은 “(우리가) 국민 의구심을 풀어드릴 여러 번의 기회를 실기했다. 이 시점에서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며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것이 아닌 별도의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대법원장 같은 제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 당 대표가 되면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못 박았다.

다만 ‘김건희 특검법’에는 반대하며 제2부속실 설치를 대통령실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지구당 부활을 통해 풀뿌리 정치를 재건하고,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정책기능 강화도 제안했다.

 韓 견제하는 나경원·원희룡

나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며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 전략, 경험을 오롯이 보수 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했다.

차기 대통령선거 불출마도 약속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 경선에 참여할 당 대표는 대선 1년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해 2년의 임기를 지킬 수 없다. 나 의원은 “대선주자가 당 대표를 맡을 경우 사심이 공심보다 앞설 수 있다”고 했다.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국회를 방치할 수만은 없다. 이제는 의회에 들어가서 싸우는 게 맞다”는 소신도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출마 선언 기자회견 내내 대통령실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그는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며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은 또 “(당정이) 원팀이 돼야 한다. 108석으론 다 뭉쳐도 버겁다”며 “이 길로 가야만 3년 남은 정부를 성공시키고 재집권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당권주자 중 대통령실과 가장 거리가 먼 한 전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분석이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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