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휴양지에 소녀상 "전세계 고통받는 여성 대변"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6. 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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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르데냐섬 바닷가 휴양지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일본 정부와 언론의 방해 공작에도 이탈리아 시 당국은 소녀상이 모든 여성의 인권 보호를 의미한다면서 뜻을 꺾지 않았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의 만행을 기억하고, 현재도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조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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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제막식 연기요청 거부
독일이어 유럽서 두번째 설치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바닷가 휴양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정의기억연대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바닷가 휴양지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일본 정부와 언론의 방해 공작에도 이탈리아 시 당국은 소녀상이 모든 여성의 인권 보호를 의미한다면서 뜻을 꺾지 않았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의 만행을 기억하고, 현재도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조형물이다.

이탈리아 스틴티노시와 한국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22일(현지시간) 사르데냐섬 스틴티노 해안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행사를 열었다. 소녀상은 관광객 발길이 잦은 바닷가 공공용지에 세워졌다. 이로써 유럽의 소녀상은 2개가 됐다. 유럽 최초의 소녀상은 독일 수도 베를린에 있다.

특히 사르데냐섬 소녀상 옆에는 '기억의 증언'이라는 제목으로 된 긴 비문이 별도로 설치됐다.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많은 소녀와 여성을 강제로 데려가 군대의 성노예로 삼았다는 등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일본 정부가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며 소녀상을 철거하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한 강한 유감도 담겼다.

일본은 스틴티노시에 제막식 연기를 요청하고, 부정적인 언론 보도를 하는 등 소녀상 설치 과정에 훼방을 놓았다.

현지 지역지 '루니오네 사르다'는 스즈키 사토시 주이탈리아 일본 대사가 제막식 이틀 전에 스틴티노시를 방문해 리타 발레벨라 스틴티노 시장과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스즈키 대사는 발레벨라 시장에게 소녀상 제막식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상처를 건드리는 등 양국 간 논란을 촉발했다면서 제막식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발레벨라 시장은 제막식 연기 요청을 거부하면서 다만 비문 문구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사실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발레벨라 시장은 그러면서 스즈키 대사에게 "오늘 우리는 전쟁 중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이 순간 기억하는 한국의 여성 피해자들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아프리카 등에서 전쟁 폭력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모든 여성을 대표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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