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따고 에펠탑서 V … 파리서 생애 최고의 순간 만들겠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6. 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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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한달 앞으로
韓수영 김우민·황선우·지유찬
항저우AG서 모두 금메달 맛봐
생애 첫 올림픽 메달 정조준
김 "지옥훈련 이겨낸 원동력"
황 "매일 1위 하는 장면 상상"
지 "한국 수영 새 역사 쓸 것"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뒤 에펠탑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싶다고 밝힌 황선우, 지유찬, 김우민(왼쪽부터)이 각자 하고 싶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 선수는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축구, 배구 등 단체 구기 종목의 탈락으로 1976년 이후 역대 최소 인원이 올림픽에 나서지만 한국 선수단은 기적의 드라마를 쓰기 위한 막판 담금질에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대를 모으는 종목은 수영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와 한국 신기록 17개를 작성하고 지난 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의 위상을 높일 대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 수영대표팀의 김우민·황선우·지유찬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에 나서는 디데이(D-DAY)가 '0'으로 바뀌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자유형 400m·200m·50m에 각각 출전하는 세 선수는 한국 수영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항저우 아시아게임 3관왕(자유형 400m·자유형 800m·계영 800m)과 카타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정상에 올랐던 김우민은 파리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 후보로 손꼽힌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그는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카타르 세계선수권대회 모두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두 대회를 통해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왼팔에 새긴 오륜기를 보며 수천 시간의 훈련을 이겨냈다.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수영을 시작했을 때부터 꿈꿔왔던 금메달을 목에 걸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하고 싶은 일이 한 가지 있다. 오륜기가 걸려 있는 에펠탑 앞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는 것이다. 김우민은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특별함이 있다. 하루빨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금메달과 함께 사진을 남기는 날이 오면 좋겠다. 현재 프로필 사진이 세계선수권대회 때 찍은 것인데, 이번에 꼭 바꾸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 5위, 200m 7위를 차지해 주목할 선수로 떠올랐던 황선우는 현재 한국 수영을 대표하는 간판선수가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카타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황선우는 "처음보다는 두 번째가 확실히 편할 것 같다. 2021년에는 모든 게 처음이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면서 "준비한 대로만 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믿고 올림픽이란 큰 무대를 정복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일 밤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상상하며 잠에 든다고 밝힌 황선우는 역대 최고 경기를 펼쳐 자유형 200m 경쟁자들을 따돌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르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출전 자체로도 영광스럽지만 금메달을 반드시 목에 걸고 싶다"면서 "앞선 대회보다 심장 출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른 선수들보다 빠르게 지치지 않고 200m를 완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50m에서 대회 신기록을 두 번이나 갈아 치우고 금메달을 차지했던 지유찬은 이번이 올림픽 첫 출전이다. "아직도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다"고 밝힌 지유찬은 결승 진출에 성공해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롭게 쓰겠다고 다짐했다.

육상의 100m와 비슷한 자유형 50m에서 한국 선수가 예선을 통과해 준결승 무대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지유찬의 최근 상승세를 보면 사상 처음으로 준결승을 넘어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유찬은 "아주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게 자유형 50m다. 강점이 스타트인 만큼 0.01초라도 빠르게 입수해 승부를 보려고 한다"며 "신체적으로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국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성적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우민과 황선우는 남자 계영 800m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두 선수는 "올림픽에서 무조건 메달을 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네 선수가 하나가 된다면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혼자 출전하는 자유형 400m·200m만큼이나 계영 800m에서도 잘하고 싶다. 노력의 힘을 믿고 올림픽 드라마를 멋지게 써보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후원사인 KB금융그룹과 대한수영연맹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KB금융그룹은 한국 수영의 발전을 위해 2021년부터 대한수영연맹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 선수가 수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개인 후원까지 하고 있다.

세 선수는 "대한수영연맹과 KB금융그룹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국 수영이 지금처럼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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