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新 AI자산관리 모델 속속 출시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이소연 기자(lee.soyeon2@mk.co.kr) 2024. 6.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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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형 단순 모델서 벗어나
상품 다양화·미래목표 반영
신한, 새 자산관리 9월 출시
비대면 절세형 상품도 포함
KB, 타금융권 자산 진단도

시중은행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다. 예금이나 신탁, 공모펀드 정도로만 구성됐던 로보어드바이저 수준을 넘어 절세형 상품까지 포함해 점포를 찾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기본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챗봇' 수준의 서비스를 넘어 생성형 AI가 실제 현장의 프라이빗뱅커(PB)들 역할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9월 '3세대 라이프사이클 토탈 솔루션'(가칭)이라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의 생애주기와 투자 스타일, 목표 등에 맞춰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AI가 짜주는 것인데, 절세 상품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퇴직연금계좌(IRP), 방카슈랑스 상품까지 포함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절세형 상품을 포함한 비대면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은 시중은행 중 최초다.

기존에 공격투자형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해외 주식을 선호하는 40대 남성이 신한은행 SOL 애플리케이션으로 들어가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이 서비스는 배당주펀드 50%, 채권형펀드 30%, 미국 지수 추종 펀드 20% 등으로 펀드로만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수준이었다. 가입 금액에 관계없이 동일한 내용을 제안해 자산 수준에 따른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는 이 남성이 가진 기존의 성향과 선호도를 유지하면서도 자녀의 대학 학비 마련과 노후 준비라는 미래의 목표까지 더해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한다면 AI는 ISA 상품 비중을 60%로 가져가되, 이 포트폴리오는 채권형펀드와 지수추종펀드로 나눠 투자하라고 권장한다. IRP 비중은 20%로 두면서 2040년을 목표로 설정된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넣고, 방카슈랑스 비중도 20%로 잡는 방식으로 보다 세분화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 데이터 분석 기술에 기반해 생애주기별로 최적화된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시해 실제 PB 수준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연초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최적의 고객 솔루션 마련과 채널 확대 방침에 따라 개발이 시작됐고, 빠르면 9월부터 서비스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비중을 점차 늘려나가는 추세다.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사용한 펀드 포트폴리오 상품을 최초로 출시했던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중 타 금융업권 보유 자산까지 종합 진단해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형태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꾸준히 참여하며 수익률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측은 "2024년 2월 기준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사무국 자료에 따르면 적극투자형 고객의 연환산 수익률은 4.48%로, 경쟁사의 1.52%보다 훨씬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작년 4월 선보인 AI 기반 고객자산관리 서비스 플랫폼 '아이웰스'는 자산 현황을 쉽게 보여주면서 자산을 진단하고, AI를 통해 주식과 채권은 물론 예·적금, 구조화, 대체자산 등을 포트폴리오로 묶어서 제안해준다.

우리은행의 경우 국내 최초로 생성형 AI 기반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AI뱅커'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대화형 서비스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개인 상황에 맞춘 우대 이율 계산, 고금리 상품 추천까지도 가능하다. 다만 예·적금 상품에 한정돼 있다는 약점이 있다. 2017년 우리은행이 선보였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2019년 선택형 서비스 추가, 2021년 실시간 시장 분석 데이터를 통한 시황 정보 반영과 퇴직연금상품에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확대 등으로 발전해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이용 니즈가 점점 늘어나면서 고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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