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보다 韓서 더 사랑받는 드림카 될 것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4. 6.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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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윤 BMW그룹코리아 대표
獨 본사에 '코리아 퍼스트' 요구해 관철
한국서 세계 최초로 8세대 5시리즈 출시
연구개발센터 등 시설 투자도 이끌어내
연말까지 전기차 충전기 총 2100기 구축

한상윤 BMW그룹코리아 대표가 취임한 이후 BMW 독일 뮌헨 본사에는 특이한 한류가 전파됐다. 신차 출시 행사 등 업무차 한국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본사 임직원이라면 서로를 격려할 때 "파이팅"을 외친다는 것.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한 대표를 비롯한 BMW코리아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일하는 모습을 본 본사 임직원들이 이를 따라 하고 있다고 한다.

한 대표는 BMW코리아를 이끌게 된 2019년부터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입에 달고 지냈다. 한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8년 당시 한국에서 BMW는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판매량이 급감했다. 사태를 수습하고 국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한 대표에게 맡겨진 첫 번째 과제였다.

한 대표는 실제 문제가 발생한 몇몇 모델뿐 아니라 해당 부품이 장착된 연식의 차종으로 리콜 대상을 자발적으로 확대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힘썼다. 신뢰 회복의 기회를 놓치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가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해상 운송으로 들여오던 교체 부품을 항공편으로 공수했다. 리콜 사태를 마무리하는 기간을 하루라도 단축하기 위해 애썼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는 지난해 7만7395대가 팔리며 8년 만에 신차 판매량 1위 자리를 되찾았다. BMW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6조106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6조원 고지를 밟았다. 2019년 실적과 비교하면 신차 판매량은 최근 4년 새 75% 늘었고, 매출은 113% 증가했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국내 시장에서 BMW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한 대표는 뮌헨 본사에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BMW그룹이 진출해 있는 글로벌 시장들 중 한국은 신차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중국, 미국, 독일, 영국 등에 이은 5위에 해당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수입차 시장은 고가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도 판매량 기준 수입차 1위인 BMW가 한국에서 사업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BMW그룹은 한 대표의 '코리아 퍼스트' 요구에 화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BMW는 풀체인지(완전변경) 8세대 5시리즈를 세계 최초로 한국에 출시했다. BMW코리아가 설립된 1995년 이후 5시리즈는 국내에서 27만대 이상 판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형 5시리즈는 국내 출시 6개월 만에 1만대 이상 팔리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지 전용 모델이 판매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한 대표는 2020년 5월에도 5시리즈와 6시리즈 GT 부분변경 모델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국내 수입차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세계 최초 공개)'였다. 이전까지 수입차 브랜드들은 해외에서 신모델을 먼저 공개하고, 이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뒤에야 한국에서 차량 실물을 선보이는 마케팅을 당연시했다.

한 대표의 '코리아 퍼스트' 전략 아래 BMW코리아는 신차 출시뿐 아니라 시설 투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 있던 'BMW그룹 연구개발(R&D)센터 코리아'를 지난 4월 청라국제도시로 확장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연 게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BMW 차량이 국내 법규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인증 테스트를 수행한다. 또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한 개발 업무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내비게이션, 음성인식,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연결성 등 각 부문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현지화를 추진해 한국 시장에 최적화한 차량을 선보이도록 하는 게 이곳 R&D센터에 주어진 역할이다.

한 대표는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충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BMW코리아는 2022년 말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 전기차 충전 거점 시설인 'BMW 차징 스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BMW코리아가 보유한 충전기는 총 1300기다. BMW코리아는 올해 말까지 누적 2100기 규모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BMW코리아가 구축한 충전소는 BMW 전기차 운전자뿐 아니라 국내 모든 전기차 운전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에 개방된다.

한 대표는 BMW코리아가 한국에서 단순 수입차 브랜드가 아니라 자동차 업계의 일원으로 자리 잡도록 힘쓰고 있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부산모빌리티쇼에 참가하는 수입차 브랜드는 BMW코리아가 유일하다. 한 대표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모터쇼를 통해 자동차를 좋아하는 모든 이가 보다 편하게 BMW를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부산모빌리티쇼 참가를 추진했다.

이번 행사에서 BMW코리아는 BMW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 'BMW 올 뉴 iX2'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등 18종의 모델을 전시한다.

한상윤 대표 △1966년 출생 △호주 시드니공과대 재료과학과 졸업 △2003년 BMW그룹코리아 입사·마케팅 매니저 △2005년 MINI 브랜드 총괄 △2008년 BMW 마케팅 총괄 △2010년 BMW 마케팅·제품관리 총괄 △2013년 BMW 세일즈 총괄 △2016년 BMW 말레이시아 대표이사 △2019년 4월~ BMW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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