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반 정당 없는 충청권, 선거마다 정치-행정 엇박자

김지은 기자 2024. 6. 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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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치를 때마다 정치 지형이 뒤바뀐 충청권은 각종 공약과 현안 추진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곳이다.

영·호남을 기반으로 한 거대 양당 체제 속 국회에서의 충청 현안은 뒷전이 되기 쉬웠고, 선거를 통해 지방 권력도 180도 뒤집히면서 전임 권력의 행적을 지우는 행태가 고착화, 충청 발전 저해를 거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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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자, 충청 정당] 충청 기반 정당 ②
거대 양당 점령한 지역 정치권 당리당략 따라 지역 현안 표류
시·도정 연속성 끊기며 단발성 정책만…행정력·예산 낭비 부작용
대전일보DB

선거를 치를 때마다 정치 지형이 뒤바뀐 충청권은 각종 공약과 현안 추진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곳이다.

영·호남을 기반으로 한 거대 양당 체제 속 국회에서의 충청 현안은 뒷전이 되기 쉬웠고, 선거를 통해 지방 권력도 180도 뒤집히면서 전임 권력의 행적을 지우는 행태가 고착화, 충청 발전 저해를 거듭해왔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지역 현안이 정치권 당리당략에 따라 동력을 잃고 행정력과 예산 낭비를 초래해 결국 지역민의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충청을 기반으로 한 정당 구축으로 각종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배경이다.

역대 총선과 지방선거, 대선에 이르기까지 충청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왔다.

충청권의 승패가 여야 전체 성적표와 직결돼 전국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물론 존재하지만, 이는 충청이 정치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단순히 흐름에 따라가는 양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정치권의 각종 현안 처리에 있어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고 지역 현안이 표류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총선에서 등장한 공약의 대부분은 21대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에서 다뤄졌던 내용이었다. 충청권의 경우 일당 독점의 정치 구도가 아니다 보니 정치권 모두 '프레임 전쟁'을 통한 편가르기에 몰입, 현안 처리보다는 표심 경쟁에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전·충남 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제2차 지방이전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시급한 현안이지만, 전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아직 제2차 이전 로드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민주당은 지난 총선 당시 정부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공공기관 이전'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현 정부 정책에서 실종된 사안을 챙겨 표심 경쟁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충청 지역민들에게는 절실한 공약이지만 매번 선거를 치를 때마다 헛구호에 그치면서 피로감만 높아진 내용이다. 세종시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충남 서산 공항 건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등도 마찬가지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민선 8기로 들어서면서 충청 정치 지형은 광역·기초단체 할 것 없이 대부분 8년 만에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정권이 교체됐다. 대의민주주의 제도 아래 시민 의중을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현실은 당연한 일이다. 대전의 경우 연임 시장이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수장이 교체될 때마다 권력을 이양받은 측에서 전임자의 흔적을 흠집 내고 지우며 사업의 연속성 및 안정성을 해쳐 경제적 효율을 떨어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만년 숙원사업'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만 해도 1996년 건설교통부의 기본계획 승인 이후 노선, 건설방식, 급전방식 등을 두고 혼선이 계속되면서 근 30년간 지지부진했다. 그간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은 6개, 대구는 3개 등 노선이 추가돼온 데 반해 대전은 단체장에 좌지우지되면서 1개 노선 건설에 수십 년을 허비해왔다.

이처럼 충청 현안이 표류하게 된 사례들은 영·호남을 기반으로 한 거대 양당 체제 속 주변부에 입지, 약화된 정치력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진다.

충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강한 추동력을 확보해 충청 발전은 물론, 국가균형발전까지 기대해볼 수 있는 지역 정당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충청의 정치적 텃밭을 구축해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오고, 지역을 대표할 정치인을 키워 지역 정치의 자주성과 주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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