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기업 회생신청, 재도약 기회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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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표 A씨는 얼마 전 '이 방법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다.
A씨 사례처럼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에 '조금만 더 버티자'를 되풀이하다 '이 방법밖에 없다'는 체념에서 법원을 찾으면 회생 성공이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많은 기업이 여전히 홀로 어려움을 감내하며 회생 가능성을 스스로 낮추고 있다는 게 현장의 진단이었다.
회생 절차의 의의는 기업이 질서 있게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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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표 A씨는 얼마 전 '이 방법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다. 처음에는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이 앞섰다고 한다. 사업 전환을 발판 삼아 위기를 극복할 계획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상황은 악화일로였다. 개발자들은 높은 급여를 요구하는데 자금줄은 말라갔다. '조금만 더 버티자'는 생각에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회사에 쏟아부었지만 결국 법원 문을 두드려야 했다.
법인회생 신청이 '역대 최대'라는 기사는 작년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부채 규모 50억원 이하의 간이회생 사건이 다수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고금리와 원가 상승 장기화로 무너지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법원에서 만난 판사들도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었다. 다만 '더 많은' 기업이 '더 빨리'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A씨 사례처럼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에 '조금만 더 버티자'를 되풀이하다 '이 방법밖에 없다'는 체념에서 법원을 찾으면 회생 성공이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많은 기업이 여전히 홀로 어려움을 감내하며 회생 가능성을 스스로 낮추고 있다는 게 현장의 진단이었다.
기업들의 심정도 이해할 만하다. 회생 절차를 밟는다는 사실 자체로도 기업들은 영업에 타격을 받거나 수주 자격을 잃을 위험이 있다. 경영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도 기업들을 주저하게 한다. 금융기관 보증 지원이 막히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단 점도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많다. 회생 절차의 의의는 기업이 질서 있게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기업인을 살린다는 의미도 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창업한 기업 열에 여섯 이상은 5년 안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재도약의 기회 없이는 도전정신도 없다. '조금만 더'를 되뇌다 재기할 기회를 영영 날리기 전에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회생법원이 '이 방법밖에 없다'는 자포자기의 장소가 돼선 안 된다.
[강민우 사회부 binu@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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