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파킹도 커피 배달도 로봇이" 팩토리얼 성수에서 본 `오피스의 미래`
외근에서 돌아온 K씨. 주차장 입구에 차를 대고는 바쁘게 사무실로 돌아가는 그를 대신해 납작한 패널 모양으로 생긴 두대의 발렛파킹 로봇이 다가온다. 로봇은 차량 밑으로 들어가 앞바퀴와 뒷바퀴를 들어올린 차를 옮겨 주차장 내 빈 자리에 안전하게 주차시킨다. 주차선 안쪽으로 반듯하게 세워낸 모습이 '칼주차'라고 부를 만 하다.
서울 성수동 오피스 빌딩 '팩토리얼 성수'에 국내 최초의 로봇 주차, 로봇 배송 등 로봇 서비스가 도입돼 화제다. 이 빌딩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삼성전자,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개발한 오피스로,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테크 레디(Tech Ready) 빌딩'이자 '3세대 오피스'를 표방하고 있다.
팩토리얼 성수는 2호선 성수역 인근 연면적 2만1060㎡(약 6370평),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졌다. 이지스운용은 지난 2020년 성수동 우란문화재단 바로 옆에 위치한 물류창고 부지를 인수해서 팩토리얼 성수로 개발했다.
주차 로봇이 상용화되는 건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 주차 로봇은 현대위아가 개발했다. 패널 형태 로봇 두께는 110mm로, 최대 2.2톤 차량까지 들어 옮길 수 있다. 현대위아는 최대 50대 주차 로봇을 동시에 관제할 수 있는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도 개발했다.
주차 로봇은 추후 현대차·기아의 '자동 충전 로봇'과 연계돼, 전기차를 지정된 장소에 놓으면 주차 로봇이 차를 충전구역으로 이동시키고 자동 충전 로봇이 차량 상태를 점검해 충전을 완료한다. 충전이 완료되면 다시 주차 로봇이 일반 주차 자리로 차량을 이동시키게 된다.
이러한 첨단 로봇 시스템을 앱(애플리케이션) 하나로 누릴 수 있는 팩토리얼 성수는 현대차그룹의 로봇 기술과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의 협업을 통해 완성됐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배달 로봇 '달이 딜리버리'도 최근 팩토리얼 성수 입주사에 대한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객이 모바일 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달이 딜리버리가 지하 1층 카페에서 커피 등 음료를 수령, 고객이 있는 곳까지 음료를 배달해준다. 대형 트레이를 장착해 한 번에 커피 16잔, 10kg 무게 물건까지 배달할 수 있다.
배달 로봇과 택배 로봇은 건물 엘리베이터, 출입문 등을 관제하는 시스템과 연동해 전체 층을 엘리베이터로 오가며 배송할 수 있다. 로봇들은 성인 평균 걸음인 최대 시속 4.32㎞로 움직인다.
이밖에도 스마트 회의 솔루션, 스마트 공기질 솔루션 등 첨단기술으로 빌딩 내 업무 환경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하에 위치한 공용 라운지 '워크샵'은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위스키 바로 변신해 입주사 외에 지역내 다른 커뮤니티와의 만남도 이뤄진다.
김현수 이지스자산운용 공간컨텐츠실장은 "팩토리얼 성수의 임차사 대부분이 기술·광고·미디어·정보업체인 타미(TAMI) 기업으로, 채용 경쟁력이 곧 기업 경쟁력인 기업들이다. 인재들을 끌어들이려면 기업 구성원들이 원하는 환경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지스운용은 팩토리얼 성수가 2월말 준공 전 이미 준공에 앞서 임차인을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오피스 시장은 개인 컴퓨터와 시스템 가구가 도입된 1세대를 지나 보다 개선된 업무 공간과 어메니티 시설이 도입된 2세대로 발전했다"면서 "디지털 기술과 다양한 콘텐츠로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고 그 경험이 창의력을 자극하는 3세대 오피스가 바로 팩토리얼 성수"라고 설명했다. 이아 "그동안 오피스의 가치가 주로 입지와 건물 규모로만 정해졌다면 앞으로는 서비스와 기술, 자체 콘텐츠 융합을 통해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하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지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철역과 떨어져있고 구릉지에 있어 다소 입지가 떨어지는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빌딩이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도심업무지구(CBD)의 다른 입지 좋은 건물 이상으로 임대료 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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