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 기업 R&D에 72조 투자...전년比 8.7% 증가

매출 줄어도 R&D 투자 늘려
삼성전자 23조9천억원 투자
2위~10위 R&D 합계 웃돌아
1천대 기업 투자 32.9% 차지

기업 R&D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8.7%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R&D 투자 규모가 전체의 약 33%를 차지해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상위 2위부터 10위까지 R&D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많을 정도로 R&D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표한 ‘2023 기업 R&D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투자액은 72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작년 이들 기업 매출은 2.8% 감소했지만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은 2022년 3.9%에서 4.4%로 높아졌다.

지난해 R&D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로, 투자액은 전년보다 14.4% 증가한 23조9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000대 기업 전체 투자의 32.9%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은 지난해 14.0%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 R&D 투자액이 3조7000억원으로 삼성전자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 3조6000억원, LG전자 3조3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2조8000억원, 기아 2조2000억원 등이 상위 5위였다. LG디스플레이(1조9000억원), 현대모비스(1조6000억원), 삼성SDI(1조1000억원), LG에너지솔루션(1조1000억원) 등이 10위권에 포함됐다.

상위 10대 기업의 R&D 투자액은 총 45조5000억원으로 1000대 기업 전체 투자액의 62.7%를 차지했다. 상위 50대 기업의 투자액(56조6000억원)은 전체의 78.1%였다.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 중 대기업은 171곳, 중견기업은 491곳, 중소기업은 338곳으로 조사됐다. 중견기업 중에서는 NC소프트(4671억원·17위), 한국항공우주산업(4088억원·19위) 등이 포함됐다.

지난 2014년과 비교하면 1000대 기업 중 중견기업은 407곳에서 491곳으로 84곳 늘어났다. 산업부는 “상위 100대 기업에도 33곳의 중견기업이 포함돼 ‘혁신 생태계’에서 중견기업이 점차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022년 기준 글로벌 R&D 투자 상위 2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47곳에 불과해 한국은 R&D 투자 규모 세계 9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827곳), 중국(679곳), 일본(229곳), 독일(113곳) 등 주요국보다 크게 적고 대만(77곳)보다도 낮은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