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의 첫 전기차 SUV … 승차감은 고급 세단이네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4. 6. 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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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출시된 자동차를 시승하기 위해 운전석에 앉으면 늘 초보운전의 마음으로 되돌아간다.

최신형 전기차 모델을 운전하는 일은 피처폰을 이용하다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제너럴모터스(GM) 산하 고급 브랜드 캐딜락 최초의 전기차인 '리릭(LYRIQ)'에 처음 올라탄 운전자라면 붉은색 세모가 새겨진 버튼을 찾느라 헤맬 수 있다.

리릭에는 콘솔박스(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수납 공간)를 중심으로 여백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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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리릭' 타보니
모든 좌석에 이중접합 유리
소음 저감 기능도 한층 진화
깔끔한 거실 떠오르는 실내
넉넉한 공간에 쾌적함 배가
압도적 성능·안락한 승차감
럭셔리 전기차의 표준 제시

새로 출시된 자동차를 시승하기 위해 운전석에 앉으면 늘 초보운전의 마음으로 되돌아간다. 최신형 전기차 모델을 운전하는 일은 피처폰을 이용하다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차량의 전원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변속 레버 조작법은 기존 차량들과 어떻게 다른지 등 기초적인 사용법부터 다시 익혀야 하는 탓이다.

제너럴모터스(GM) 산하 고급 브랜드 캐딜락 최초의 전기차인 '리릭(LYRIQ)'에 처음 올라탄 운전자라면 붉은색 세모가 새겨진 버튼을 찾느라 헤맬 수 있다. 리릭은 비상등 버튼을 룸미러 위 천장 부근에 위치시켰다. 운전대 뒤에서부터 대시보드 중앙까지 넓게 뻗은 곡선형 33인치 LED 디스플레이 아래로는 에어컨·히터를 조절하는 물리적 공조 버튼만 한 줄로 나열돼 있다.

리릭의 실내는 발에 치이는 물건 없이 가지런히 정리된 거실을 떠올리게 한다. 리릭에는 콘솔박스(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수납 공간)를 중심으로 여백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전장 4995㎜, 전폭 1980㎜, 전고 1640㎜ 등 겉으로 봐도 큰 차가 실내까지 정돈해 놓으니 쾌적함은 한층 배가됐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전장은 동일하고, 전폭은 리릭이 5㎜ 더 넓다.

시승 코스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경기 포천시 한 카페까지 왕복 약 90㎞를 주행했다.

리릭은 내달리는 동안에도 실내 공간을 쾌적한 상태로 유지했다. 순간적으로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을 하는 동안에도 실내는 조용했다.

씽씽 달리는 중에도 창밖 바람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도로 표면이 울퉁불퉁한 요철 구간을 지날 때에도 소음은 희미했다. 리릭은 전 좌석에 이중접합 유리를 사용했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소음저감 기능을 탑재했다. 리릭은 주행 중 발생하는 차량 소음을 3축 가속 센서와 차량 내부 마이크로 분석해 실내 소음을 상쇄하는 음파를 만들어낸다.

리릭에는 '괴물 전기차'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리릭은 듀얼 모터에서 생산되는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 토크 62.2㎏·m의 강력한 힘으로 안정적이면서 민첩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4.6초에 불과하다. 리릭은 무게 중심을 낮춰 단단한 섀시 역할에 도움을 주는 배터리 배치와 차체 앞뒤로 장착된 두 개의 모터로 50대50에 가까운 전·후방 무게 배분을 완성했다. 괴물 같은 주행 성능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한 비결이다.

리릭에는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 방식의 회생제동 기능이 탑재돼 있다. 운전대 왼쪽 아래에 장착된 패들을 잡아당기는 강도에 따라 차량의 회생제동 강도가 달라진다. 이 기능은 차량이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오른발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듯이 왼손으로 회생제동 패들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패들을 당겨 감속하거나 정차하는 경우에도 브레이크등은 점등된다.

다만 리젠 온 디맨드 기능은 예민하게 조작하지 않으면 동승자의 멀미를 유발할 수 있다. 이 기능이 불편하다면 디스플레이에서 회생제동 강도를 '보통' '강하게' '꺼짐' 등 3단계로 나눠서 설정할 수 있다.

리릭에는 102킬로와트시(kwh)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한 번 완전 충전하면 최장 465㎞를 주행할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대 190㎾(킬로와트)의 고속 충전을 지원해 10분만 충전해도 약 120㎞를 달릴 수 있다.

국내 시장에 캐딜락 리릭은 최상위 트림(세부 모델)인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다. 판매 가격은 1억696만원이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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