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연PD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미스터리 수사단’[봤다 OTT]
2010년 한창 tvN의 예능이 나영석-정종연 체제로 인기의 축이 형성돼 있을 때,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tvN 예능은 나영석이 돈 벌고, 정종연이 돈 쓴다’는 표현이다.
둘 다 인기 있는 콘텐츠를 만들지만, 나영석PD가 비교적 캐릭터나 그들의 관계를 틀로 가격 대 성능비가 높은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정종연PD는 그야말로 물량을 쏟아붓는다는 말이다.
정종연PD가 2022년 CJ ENM에 사직서를 내고 김태호PD의 TEO에 합류했을 때도 따라다녔던 말이다. 물론 정PD의 작품에 tvN이 물량공세로 뒷받침을 했지만, 들판으로 나온 그가 얼마나 거대한 스펙터클의 프로그램을 만들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는 예상대로 넷플릭스와 함께 ‘데블스플랜’을 지난해부터 론칭했다. 그의 두뇌 서바이벌 ‘더 지니어스’나 ‘소사이어티 게임’ 등을 잇는 프로젝트다. 그렇다면 한 편으로는 ‘대탈출’ ‘여고추리반’처럼 여럿이서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해결하는 시추에이션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지난 18일 닻을 올린 ‘미스터리 수사반’은 그 대답이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혜리, 이은지, 카리나, 존박, 이용진, 김도훈 등 여섯 명의 멤버가 ‘미스터리 수사단’을 목적으로 내건 비밀수사단체 ‘XIN’의 멤버가 돼 전 세계 도처에 숨어있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해결하는 줄거리로 구성된 예능이다.
그가 이전에 연출한 ‘대탈출’이나 ‘여고추리반’과 그 얼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 작품들에서 출연자들이 전혀 앞뒤의 상황을 알지 못한 채 눈을 가리거나, 학교에 등교하는 형식으로 세계관에 투입됐다면 미스터리 수사단의 멤버들은 충분히 제반지식을 브리핑 형식으로 듣고 들어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넷플릭스 작품으로 ‘데블스플랜’에서는 볼 수 없는 정종연PD의 제작비 ‘플렉스’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한 주제로 세 가지 에피소드 총 6회로 구성되는데, 이렇다 할 난도가 없었던 1~3회차 ‘악마의 사제’ 에피소드에도 이단종교의 사제로 100명의 엑스트라가 출연했고, 거대 폐공장에서 거대 LED 모니터에 악마의 소환술이 중계되는 스펙터클을 보였다.
4~6회인 심해 탐사선의 미스터리에서도 실제 잠수함을 옮겨온 것 같은 세트에 산소의 부족과 해수의 유입을 상징하는 여러 효과, 무엇보다 출연자들을 벌벌 떨게 한 정체불명의 습격 생명체의 존재 구현에 많은 제작비를 쓴 느낌이 역력했다.
그가 떠난 ‘여고추리반’은 오히려 현실성을 앞세워 정종연 세계관 특유의 초현실적인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그가 참여한 프로그램에서는 오히려 그의 취향이 더욱 독하게 드러난 결과물이 남았다.
하나 분명한 것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부담 없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초현실적인 상황에서 오는 계속된 긴장감이 무엇보다 필요했다는 것이다. 돌아온 정종연PD는 마치 돈 걱정이 없는 듯 이를 마음껏 구현하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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