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 원희룡 “尹과 신뢰관계 있다…‘레드팀’ 만들어 생생한 민심 전달”

2024. 6. 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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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성공해야 정권 재창출”…특검법 등 與 기존 입장 재확인
“3선 의원, 재선 광역단체장, 국토부 장관…원내·외 원팀 가능”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윤석열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며 7·23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여권의 잠룡으로 지난 총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이자 험지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던 그는 여소야대 정국 돌파를 위한 ‘당정 원팀’을 강조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지내며 쌓은 대통령과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당정관계를 재정립하겠다고 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

원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뜻을 밝힌 뒤 “저는 경선의 경쟁자였지만 대선 공약을 책임졌고, 경제부처장관으로 국정에 참여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제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대표 공약으로는 당정관계 재정립을 위한 ‘레드팀’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며 “레드팀이 취합한 생생한 민심을 제가 직접 대통령께 전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직접 국민들께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단독 171석을 지닌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여소야대 정국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은 의석수를 무기로 국회의 오랜 전통과 관행을 짓밟고 있다”며 “야당의 폭주 정면돌파하겠다. 협치는 하지만, 무릎은 꿇지 않겠다”고 했다.

“尹과 숱하게 토론 경험…25년 정치경험 살려 갈등 해결”

야권이 재추진하는 채해병 특검법과 관련해 원 전 장관은 “현재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그 수사 결과가 미진하다면 먼저 특검을 요청할 수도 있다”며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밝힌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젊은 해병의 죽음은 우리 모든 국민이 가슴 아파하는 비극적인 일”이라며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 사고의 원인과 책임에 대해 철저히 조사가 이뤄지도록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야권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특히 가방 사건이라든지 이런 거는 현명치 못한 처신이었다는 사과가 이미 있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 따른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당정관계와 관련해서는 “저는 대통령선거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을 당시라든가 인수위 또는 국토부 장관 일을 할 때도 당정 간의, 또는 대통령과 견해가 다르거나 대통령께서 아직 동의하지 않는 그런 사안들을 가지고 숱하게 토론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제가 (당대표직을) 맡아 나간다면 대통령과의 그동안의 경험과, 논의했던 그간의 과정에 비춰서 신뢰 있고, 또 저의 25년 정치경험과 한나라당 시절 쓴소리를 앞장서서 했던 원조 소장파 중심인물로서 갈등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견제구에 “제주·인천 출마해보고 얘기해줬으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들어서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원 전 장관은 자신의 지방선거, 대선 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 우리 당의 상황을 보면 1년, 2년, 3년 뒤가 아니라 사실 몇 달 뒤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과 정이 한 팀이 돼 국정 과제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그런 방향 가는 게 여당의 본분”이라며 “당정관계가 불안해서 싸우다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는 불행한 결과가 올까봐,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그런 불안감부터 해소해야 당정 단결과 국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작이 반이고 이게 한 달이 걸릴지, 1년이나 2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당대표 출마하는 입장에서 여기 대해 모든 노력을 집중할 뿐”이라며 “2년 뒤, 3년 뒤 문제는 그때 국민께서 어떻게 불러주시느냐에 따라 생각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원 전 장관은 경쟁 당권주자인 5선의 나경원 의원의 견제구를 “제 힘이 부족해서 돌덩이를 못 치웠습니다만, 20년 또는 그 이상 한 번도 우리 당 계열에서 당선된 적 없는 그런 제주도나 인천에 출마해 보시고서 얘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나 의원은 이날 앞서 원 전 장관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각각 겨냥해 “한 명은 인천 계양을에서 패배했고, 한 분은 전국 선거에서 패배한 분”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앞서 재선 제주도지사를 지낸 바 있다.

나 의원이 제기했던 원외 당대표 한계론에 대해서도 원 전 장관은 “저는 3선 국회의원, 두 번의 광역단체장, 현역의원을 전부 지휘해서 공약과 국정과제를 만들었던 사람”이라며 “가장 규모가 큰 국토부 장관으로서 국정과제를 국회의원과 함께 밀고 나간 입장이기 때문에 역할 분담을 통해서 원내에만 치우칠 수 있는 당의 운영을 원내·원외가 다시 원팀이 되고, 원내·원외가 다시 대통령실과 정부를 통한 소통과 국정 참여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넓게 아우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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