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중저가 단말`로 통신물가 잡는다

김나인 2024. 6. 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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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충적 자급제' 등 논의 활발
내달 안심사업자 인증제 도입
삼성, 40만원대 '갤A35' 출시
'갤럭시 A35 5G' 제품 사진. 삼성전자 제공
KT 닷컴에서 판매하는 '엣지40 네오'. KT닷컴 갈무리
LG유플러스 모델이 '갤럭시 버디3'를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올 상반기부터 저렴한 중저가 폰이 쏟아지면서 고를 수 있는 단말이 늘어났다. 매년 1000만대가 거래되는 것으로 추산되는 중고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도 활발하다. 통신물가 인하 논의가 통신 서비스에 이어 단말기 가격으로 확산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중저가폰 라인업 '갤럭시A' 시리즈를 잇따라 선보였다. 지난 1월 40만원대 '갤럭시A25 5G'를 시작으로 30만원대 '갤럭시A15 LTE'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40만원대 '갤럭시A35 5G'를 출시했다.

이동통신사 전용 단말기 출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2년 만의 중저가 단말 '갤럭시 버디3'를 선보였으며, KT도 모토로라의 '엣지40 네오'를 자사몰 KT닷컴에서 단독 출시했다. SK텔레콤도 조만간 '갤럭시A55 5G' 기반의 '퀀텀5'를 출시할 전망이다. 그간 SK텔레콤은 '갤럭시 퀀텀', KT는 '갤럭시 점프' 등을 내세우며 비교적 저가의 전용 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활발한 중저가 단말 출시는 정부의 중저가 단말 확대 기조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 상반기 중 4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총선 전 정부가 공들였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인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제4이통' 추진도 무산되면서 단말기 인하 정책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안은 21대 국회가 마무리되면서 폐기됐지만, 22대 국회에서 여야가 단통법 폐지를 거론하고 나서면서 재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 측은 단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절충적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조사는 단말기 제조·공급만 하고, 이동통신사(대리점)는 이동통신 서비스와 단말기를 결합판매 할 수 없도록 규정해 제조사와 이통사간 담합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현재와 같이 이동통신사의 사전 승낙에 의해 대리점이 선임한 판매점은 이동통신사와 이용자 간 통신 서비스 계약 업무를 위탁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그간 휴대전화는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사들이 이통사 대리점 망을 통해 출시하고, 이동통신사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장려금과 자체 보조금을 묶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였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이통사향 중심의 단말기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가성비 좋은 다양한 단말기가 유통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단말기 판매 경쟁이 확산돼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도 예상된다"면서 "단말기 자급제가 법제화되면 다양한 경로를 통한 단말기 공급이 확대돼 더 저렴한 단말기 신제품 확보가 가능해져 알뜰폰 이용자들도 다양한 판로를 통해 단말기를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고 스마트폰 거래를 활성화하고 관련 시장을 키우기 위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내달 말부터 중고폰 사업자를 안심거래 사업자로 인증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 등으로 인해 성장에 제약이 있는 중고폰 시장에 안심거래 인증제가 도입되면,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거래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고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하는 등 단말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단말 선택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진환 KISDI 통신서비스이용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휴대전화 가격이 높아지면서 휴대전화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중고폰 시장은 최근 5년간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중고폰 업체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보장할 경우 개인간 중고폰 총 거래 규모가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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