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 '마의 3선 고지' 넘을 수 있을까?
최근 김 지사의 3선 고지 도전에 '이상기류' 감지
민주당의 전남 다선 국회의원들과 '빅매치' 전망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의 최대 변수는 '컷오프'
민선 8기가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면서 2026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김영록 전남지사가 아직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3선 도전에 나설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과연 '마의 3선 고지'를 넘을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전남지사로 3선에 성공한 전남 지사는 박준영 지사가 유일하다. 박 지사도 초선 때 보궐선거로 입문해 실제로는 '2.5선' 지사다. 이밖에 허경만 지사가 재선에 성공했을 뿐 나머지 지사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초선으로 끝났다.
김영록 지사, 지난해까지는 3선 고지 '순항'
김영록 지사는 재선에 성공한 이후 비교적 탄대로를 달리면서 3선 달성 가능성이 높은 광역단체장으로 손꼽혔다.
무엇보다 김 지사가 민선 8기 전반기에 국비 예산 9조원 시대 개막과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해상풍력 기반 확충, 우주산업 클러스터 기반 구축 등 도정 성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겸손하고 온화한 자세로 전남도민들과 함께 하면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평가에서도 줄곧 1위를 지킬 정도로 도민들의 평가도 좋았다.
실제로 김 지사는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민선 8기 출범 이후 22개월간 1위를 달리며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여론의 바로미터'인 전라남도 공직자들의 평가도 비교적 우호적이다. 공직자들이 여론의 결정력과전파력이 어느 집단보다 뛰어나다는 점에서 공직자들의 단체장에 대한 평가는 재선과 3선에 도전하는 단체장 입장에서는 대단히 중요하다.
역대 전남지사들에 대한 공직자들의 평가와 비교해도 김 지사는 공직자 집단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여론의 창(窓)인 언론의 평가도 대체로 김 지사에게 우호적이다. 행정자치부 홍보관리관을 지낸 김 지사는 언론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어서 광역단체장 중 대표적인 프레스 프렌들리(press-freindly) 즉 친언론 성향이 강한 단체장으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 김 지사의 3선 고지 도전에 '이상기류' 감지
그런데 잘 나가던 김 지사에게 연이어 악재가 터지면서 3선 달성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한 지난 5월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22개월간 지켰던 1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추락했다.
특히 올해 1월 70.8%를 기록했던 긍정 평가 비율이 5월에 56.5%까지 떨어지면서 불과 다섯 달만에 14.3% 포인트나 급감했다.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 논란에 전남 국립 의대 설립을 둘러싼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갈등이 겹치면서 김 지사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급락했다는 게 중론이다.
김 지사의 '명운'을 가를 지역의 최대 현안 2가지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김 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가 우호적으로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전남 다선 국회의원들과 '빅매치' 전망
전남이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자 심장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차기 지방선거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전남지사 당선을 보장하는 보증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김 지사가 3선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난 4월 치러진 제22대 총선에서 3선과 4선 고지에 오른 전남지역 유력 정치인들과의 민주당 공천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현재 4선 고지에 오른 이개호 의원과 3선 고지에 오른 서삼석, 신정훈 의원이 차기 전남지사 선거의 유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간난신고 끝에 국회의원 3선을 달성한 서삼석 의원과 신정훈 의원은 총선 국면에서 일찌감치 제23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남지사 도전 의지를 강력 시사했다.
4선의 이개호 의원의 경우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광주전남의 유일한 민주당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전남지사 출마가 불발된 적이 있어 절치부심하고 2년 뒤 전남지사 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제22대 국회 '최고령 국회의원'인 박지원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후보로 언급됐던 박 의원이 2026년 전남지사 선거에 나설 경우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당규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광역단체장에 도전할 경우 적용됐던 25% 감점 규정이 폐지돼, 전남의 다선 현역 의원들이 전남지사직에 도전하는 걸림돌이 없어진 점도 김 지사에게는 부담이다.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의 최대 변수는 '컷오프'
김 지사가 3선 고지에 오르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수도 없이 많지만, 민주당 당내 경선 참여를 위해 컷오프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김 지사는 2018년 초선 도전 때는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과 신정훈 전 국회의원을 민주당 경선에서 꺾었고, 2022년 재선 도전 때는 경선 없이 단수 공천을 받아 수월하게 재선 고지에 올랐다.
반면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던 송하진 전북지사는 민주당의 공천 심사 결과 컷오프되면서 3선 도전 기회를 갖지 못했다.
김 지사도 2026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기 때문에 '마의 3선 고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컷오프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특히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관영 전북지사, 오영훈 제주지사,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등 5명 중 김 지사만 유일하게 재선 단체장이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하위 20% 룰을 적용할 경우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5명 중 1명이 컷오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일한 재선인 김 지사에게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3선 달성을 위해 김 지사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
김영록 지시가 '3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전남 국립 의대 설립과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이라는 난제 중의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리얼미터의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드러났듯이 2가지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올해를 넘겼을 경우 김 지사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에 일반적인 도정 현안은 행정·정무부지사에게 일임하고, 김 지사는 전남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2가지 난제 해결에 총력을 경주해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김 지사가 3선 달성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인 민주당 공천 경쟁에서 유력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2가지 난제 해결은 최우선 과제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를 피하고 경선 본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탁월한 도정 성과를 바탕으로 도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김 지사가 민주당 컷오프만 통과하면 민주당 다선 의원 중 최소 3~4명이 전남지사 경선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지사에게는 결코 불리한 상황이 아니다.
광역시와 달리 도 단위에서는 광역단체장 3선 도전에 대한 도민들의 거부감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김 지사의 3선 달성에 유리한 요소다.
김 지사에게는 행정가로서 도정 성과 거양과 도민 신뢰 회복 외에도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민주당 중앙당 특히 이재명 대표와의 우호적인 관계 설정이 매우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 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는 게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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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조기선 기자 ksc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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