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소녀상에 日 “시장이 碑文 수정키로”…정의연 “근거없는 소리”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정부의 문제 제기로 인해 논란을 겪고 있다. 소녀상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식민·점령지 여성을 대상으로 저지른 성노예(위안부) 강제 동원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한국 시민 단체 ‘정의기억연대’가 세우는 조형물이다. 정의기억연대는 22일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북부의 유명 휴양지 스틴티노 해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열었다. 행사엔 소녀상 설치를 허가한 인권 변호사 출신 리타 발레벨라 스틴티노 시장이 참석했다.
소녀상 설치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일 스즈키 사토시 주(駐)이탈리아 일본 대사가 현장을 찾아 소녀상에 붙은 비문(碑文)을 문제 삼았다. “일본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많은 소녀와 여성을 강제로 데려가 군대의 성노예로 삼았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비문 수정과 제막식 연기도 요청했다.
발레벨라 시장은 이에 “제막식 연기는 불가하나 문구 내용의 사실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알려졌다. 반면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현장에서 취재한 결과 시장이 “한·일 양국 입장을 병기한 내용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의연 측은 이와 관련 “발레벨라 시장은 ‘내용 변경을 언급한 적도, 향후 변경할 계획도 없다’고 한다”며 “대사 일행에 기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불쾌해했다”고 전했다.
정의연은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14곳에 소녀상을 세워왔다. 2020년 9월에는 독일 베를린의 시내 비르겐 거리에 유럽 최초의 소녀상이 들어섰다. 이 소녀상도 최근 철거 여부를 놓고 구청 측과 현지 한인 시민 단체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스틴티노 소녀상과 같은 내용의 비문이 역시 문제가 됐다.
담당 구청은 “소녀상 설치 당시 이런 문구의 비문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설치 직후 바로 철거 명령을 내렸고, 지금까지 특별 허가 등으로 (소녀상을) 용인해 왔으나 올해 9월 이후로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코리아협의회’는 “비문 문구가 문제라는 구청 주장은 핑계”라며 “우리가 수정된 문구를 제시했으나 답변도 없고 협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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