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시’ TCI팀 막내 문희 “또 다른 ‘걸크러시‘도 자신 있어요!”[스경X인터뷰]
배우 문희는 지금 20대의 배우 중 새롭게 ‘걸크러시’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다. 과거 ‘1세대 트로이카’ 원로 배우 문희(이순임)보다 딱 쉰 살이 적은 그는 지난해 티빙 ‘방과 후 전쟁활동’의 이나라 역과 최근 막을 내린 ENA 드라마 ‘크래시’의 어현경 역으로 눈길을 모았다.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는 긴 머리를 질끈 묶고 소총으로 외계 생물체를 제압하는 ‘도도한 스나이퍼’의 이미지였다면, ‘크래시’에서는 오토바이로 도로를 활주하고, 경찰봉 필요하면 쇠파이프도 이용해 용의자를 제압하는 ‘열혈 파이터’에 가깝다. 그는 2년 연속 ‘뻐근하게’ 몸을 쓰는 연기에 한창이다.
“원래 도전하는 일을 좋아해요. 전작의 나라 캐릭터와는 또 다른 액션이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현경 역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방과 후 전쟁활동’을 감독님이 당시엔 못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생긴 것과 다르게 총을 들고 액션한 것을 의아하게 여기시는 것 같았어요.(웃음)”
그가 ‘크래시’에서 맡은 역할은 극 중 배경이 되는 남강경찰서 TCI(교통범죄수사팀)의 막내 어현경 경장이다. 원래 교통조사계에 있었지만, 사수였던 민소희(곽선영)의 부름을 받아 TCI팀에 합류한다. 상냥하고 밝은 성격이지만 불의는 못 참는다. 그는 오토바이를 비롯한 다양한 액션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부분 하나, 실제 문희는 오토바이를 전혀 타지 못한다. 심지어 오토바이 원동기 면허도 없다. 배역을 맡고 따보려는 생각이 있었지만, 박준우 감독이 고난도의 액션이라며 이를 말렸다. 비록 오토바이 타는 장면은 모두 대역을 썼지만, 멋있게 타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그도 나름 각고의 노력을 했다.
“아버지께서 오토바이를 좋아하셔서 어렸을 적 뒷자리에 탔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크게 거부감이 없었죠. 안전을 위해 대역을 쓰고, 저는 촬영용 트레일러 위에서 액션을 하다 보니 따고 싶은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래서 드라마가 끝나면 면허를 따고, 집에 있는 아버지의 스쿠터를 타보기로 했어요.”
액션스쿨에서도 선배 곽선영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전작에 비해 머리도 깔끔하게 단발로 잘라 연습은 훨씬 홀가분했다.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니 화장품 선물을 해준 자상한 이민기 선배, 함께 전우애를 다진 곽선영 선배, 다른 사람들에게 ‘문희는 잘될 거야’라고 자랑을 해준 속 깊은 허성태 선배, 늘 유쾌했던 이호철 선배 등 TCI 팀 선배들의 배려에는 가슴 깊이 감사하고 있다.
“제가 보기보단 낯을 가려요. 그래서 쉽게 먼저 다가서지 못하거든요. 예전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는 또래들이 많아 그나마 편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완전 막내라 그 부분이 쉽지 않았죠. 하지만 선배님들이 장난도 쳐주시고, 배울 점도 느끼게 해주셔서 저는 정말 드라마 시즌 2를 바라고 있습니다.”
걸그룹 마이비와 보너스베이비의 멤버로 각각 2015년, 2017년 활동한 문희는 2018년 JTBC ‘드림아이돌’을 통해 본격적인 연기전업을 선언했다. 그러다 보니 아직 경험도 일천하고 하고 싶은 배역도 많다. 하지만 마음을 쓰는 일은 계속할 수 있지만, 몸을 쓰는 일은 시기가 있다. 그는 지금의 ‘걸크러시’ 이미지를 더 잘 닦아 장기로 삼고 싶다.
“제가 생각하는 저의 성격은 다채롭다고 느껴요. 그래서 어떤 모습이든 가리지 않고 보여드리고 싶죠. 나라도 그랬고, 현경이도 그래서 ‘걸크러시’가 대표적인 이미지 같아요. 그래도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자신이 있어요. 또 다른 ‘걸크러시’ 캐릭터가 와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리여리, 청순한 역할도 할 수 있고요.”
그는 그러면서 최근 막을 내린 tvN ‘선재 업고 튀어’를 언급했다. ‘크래시’와 ‘선재 업고 튀어’는 비슷한 시기 ENA와 tvN의 월화극으로 경쟁하는 관계였다. ‘크래시’가 오후 10시대고, ‘선재 업고 튀어’가 오후 9시대라 겹치는 시간이 없긴 했지만, 문희도 ‘선재 업고 튀어’의 애청자였다. 청춘들이 나와 발랄한 로맨스를 나누는 모습이 마냥 부럽기도 했다.
“‘선재 업고 튀어’를 보면서 든 생각인데, 청춘물을 제가 안 해봤더라고요. 늘 힘든 상황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밝은 청춘물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제 캐릭터를 살려 멋진 선배 역을 하면 어떨까 싶어요.(웃음) 예전 학창시절은 가수 연습생이었었는데 학교에 가면 후배들의 시선을 끄는 ‘예체능 선배’였다고 하더라고요.”
‘크래시’는 SBS에서 ‘모범택시’를 연출한 박준우 감독의 작품이다. ‘모범택시’는 이제훈이라는 배우를 앞세워 벌써 시즌 3를 확정했다. 문희도 ‘크래시’가 그런 프랜차이즈가 됐으면 한다. 늘 모두와 함께하는 도로 위의 안전, 이 명제가 TCI팀을 통해 실현되고 정의가 구현됐으면 하고 바란다.
“TCI팀은 교통범죄가 없는 그 날까지 영원해야 하기에, 물러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음 시즌에는 제가 막내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감독님과 스태프, 선배님들과 또 한 번 활약해보고 싶어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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