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가뭄·폭염에 농작물 피해…“고수 뺀 타코 먹을 판”
지난주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고수 5㎏ 한 묶음이 약 3만3000원~3만7000원에 판매됐다. 한 달 전인 5월 첫째 주엔 같은 양의 고수가 8400원 정도 했는데 약 4배 수준으로 뛰었다. 고수는 멕시코 요리에 빠질 수 없는 ‘국민 채소’다. 완성된 타코 위에 잘게 썬 고수를 뿌려 먹는 것이 ‘정석’이다. 블룸버그는 “고수 가격이 급등하면서 타케리아(타코 전문점)가 고수를 사용하지 않는 요리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고수 가격은 멕시코를 강타한 이상기후 때문에 올랐다고 알려졌다. 멕시코의 고수는 중부 푸에블라주(州)가 전체의 40% 이상을 공급한다. 그런데 이 지역은 올해 비가 부족했고 기록적인 폭염까지 겪었다. 이에 더해 우박까지 내리는 바람에 농작물 피해가 막심했다. 푸에블라주 농촌개발부에 따르면 3년 전부터 이 지역에 발생하는 진딧물 문제도 작황에 나쁜 영향을 주는 원인이 됐다.
타케리아에서는 타코에 넣는 고수의 양을 줄이거나 다른 음식 재료로 대체하는 등 비상 요법을 쓰고 있다. 멕시코시티에서 타케리아를 운영하는 후아레스는 블룸버그에 “타코는 타코다. 고수 없는 타코를 만들 수는 없어 4~5일마다 고수 10㎏을 주문하고 있다”면서도 “(가격 급등으로) 타코에 넣는 양은 줄였다”고 했다. 일부 타케리아에선 고수 대신 파슬리나 양상추를 넣기도 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살인적인 더위는 미(美) 동북부뿐만 아니라 중미의 멕시코 전반에도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보건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멕시코에선 고온으로 155명이 사망했다. 멕시코 전역에 4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호수가 사막처럼 변하거나 물고기가 떼죽음하고, 멸종 위기종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져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날씨 때문에 멕시코에선 고수뿐만 아니라 농작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4~5월에 고수 및 옥수수·고추·녹두·브로콜리 등이 우박과 폭풍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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