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최저임금 취지 훼손 ②근거 부족 ③선진국 사례 없어… 국회입법조사처 “차등적용 근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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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가 일부 업종에 '최저임금을 적게 주자'는 경영계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놨다.
민주노총은 2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전국노동자 대회'를 열고 "경영계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은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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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차등적용 사실상 '반대'
"제도 취지 반하고 선진국 사례 없어"
최저임금위원회는 25일 회의
국회입법조사처가 일부 업종에 ‘최저임금을 적게 주자’는 경영계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놨다. ①명확한 근거가 부족하고 ②최저임금제도를 훼손하며 ③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중립’ 성향의 국회입법조사처가 우려를 나타내면서, 현재 진행 중인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차등적용을 관철하려는 경영계 시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저임금 덜 주자? 근거 없고 취지에도 반해
23일 한국일보는 국회입법조사처 권다영·차동욱 입법조사관이 작성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노동생산성이나 사업주의 지불능력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을 ‘더 낮추려는‘ 차등적용 논의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에 반(反)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입법과 정책 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국회 종합 싱크탱크다.
경영계는 ‘급여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일부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입이 적은 영세 소상공인 입장을 고려하자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하지만 “‘지불능력 차이’를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정당화하는 요소로 인정하기에는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최저임금법은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을 고려해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지불능력 차이’는 차등적용 근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차등적용이 ‘근로자에게 최저한의 생계를 보장해 주는’ 최저임금 제도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연구진은 “최저임금제도를 적용하게 된 과정을 볼 때 이를 사실상 역행해 더 낮추는 방향의 차등적용 논의는 제도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제도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최저임금제도의 본질적 취지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선진국은 '더 주기 위해' 차등적용 시행
경영계는 독일·일본 등이 이미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편다. 그러나 입법조사처는 “독일의 경우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경우에만 업종별 차등적용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역시 지역별 최저임금과 산업별 최저임금 가운데 높은 임금을 적용한다. 호주도 업종별 최저임금이 국가 최저임금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선진국은 최저임금보다 더 주기 위한 ‘상향식 차등적용’을 시행하지, 국내 경영계 주장처럼 ‘하향식 차등적용’이 아니라는 취지다.
입법조사처는 “적어도 우리나라 최저임금제도의 목적과 취지, 법구조에서 검토할 때, 현행보다 ‘더 낮은’ 최저임금 설정을 위해서는 법 개정을 통한 근거 마련과 충분히 설득력 있는 통계를 통한 과학적·객관적 입증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객관적 근거가 없을 경우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의 ‘동일 노동 동일 보수’ 원칙에 위반될 뿐 아니라 ‘고용상 차별금지’에 해당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계도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에 강력히 반대했다. 민주노총은 2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전국노동자 대회’를 열고 “경영계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은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1만2,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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