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채 상병 특검 반대할 수 없다…자체 특검법 추진해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해병대 채 상병 특검에 대해 “국민의힘은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한 전 위원장이 여당의 자체 특검법 추진을 시사하면서 채 상병 특검법이 전당대회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로 예고된 ‘야당의 특검법 통과→거부권→재표결’ 흐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7·23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후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드릴만한 여러번의 기회를 아쉽게도 실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것(특검법 추진)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며 “당대표가 되면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공수처 수사가 미진하면 제가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법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이 특검을 고르게 돼 있는데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경기”라며 “무조건 민주당이 고르는 특검을 해야 한다고 한다면 속내가 진실 규명이 아니라 정략적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한 전 위원장은 과거 대통령이나 야당이 아니라 대법원장이 특검을 지정한 전례를 들며 “그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다루는 특검에 대해선 “특검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 주변인들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도입과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전 위원장이 이날 수평적인 당정관계를 강조했는데, 자체 특검법 발의와 특별감찰관 추천이 그 상징적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의 자체 특검법 주장이 당내에 받아들여지면 여야가 각자의 특검안을 두고 협상을 벌일 수 있다. 당장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당대표가 된 후에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자체 특검법을 내놓는다면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해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3명이 잇따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앞서 출마의사를 밝힌 윤상현 의원까지 4파전 구도를 굳혔다. 당권 경쟁 초반부터 채 상병 특검법이 ‘차별화’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다. 나 의원은 출마 선언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발 특검법에 “정권을 끌어내려는 목적이 있다”며 ‘선 수사 결과, 후 특검법 논의 가능’ 의사를 재확인했다. 한 전 위원장 제안을 두고는 “순진한 발상이고 위험한 균열”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역시 출마 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수사가 철저히 진행되도록 하고 결과를 보고 미진하면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게 여당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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