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한국이 레드라인 넘으면 북에 첨단 군사기술 제공할 것”

이본영 기자 2024. 6. 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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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사진)은 21일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이 이들의 관계를 벌려놓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양국 군사 협력 강화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데 일조한 "봉쇄와 압박"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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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벽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사진)은 21일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이 이들의 관계를 벌려놓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양국 군사 협력 강화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데 일조한 “봉쇄와 압박”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직접 지원이라는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러시아는 북한에 첨단 군사 기술을 전수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수립이라는 목표로부터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데, 그 맥락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무엇을 의미하나?

“북한에 미국과의 관여를 다시 시도할 시급성이 덜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은 북·러의 틈을 벌리려고 더 노력하지 않으면 군사 협력 강화 같은 새로워진 북·러 관계의 모든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은 북한의 도움이 어떻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연장시킬지,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원조가 어떻게 북한의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국제적인 대북 압박의 지렛대를 약화시킬지를 우려할 것이다.”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이나 핵잠수함 기술을 북한에 넘겨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 안보에 대한 직접적 우려는 어느 정도이며, 이게 미국의 대응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미국 안보에 대한 우려는 상당하지만 미국은 대응이나 전략을 바꾸지 않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의 품에 안기는 것에 일조했을, 똑같은 봉쇄와 압박 정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의 보다 유연한 접근을 보여주는 일부 신호가 있었지만 너무 늦고 너무 적었던 것 같다. 바이든 행정부 첫해인 2021년에 보다 적극적인 접근을 시도했어야 했다.”

―미국은 어떤 식으로 대북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나?

“북·러의 포괄적·전략적 파트너십은 미국에게 다음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때 3자 협력 강화를 위해 한국·일본을 밀어붙이도록 더 강한 자극을 제공할 것이다. 이미 위기 때 상호 협의를 약속했고 3자 군사훈련과 회의도 하는데 3자 동맹을 넘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한국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보나?

“러시아는 한국이 애초부터 막으려고 하는 첨단 군사 기술과 위성 기술을 북한에 제공할 것 같다. 한·러의 경제 관계나 에너지 협력은 약화될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에 이를 원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미국은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싸우는 데 더 많은 지원을 하기를 원한다. 문제는 한국이 이미 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중에 이런 추가 조처를 할 것이냐다. 한국은 러시아의 직접적인 대북 군사 지원에 대한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북·러 정상회담과 이에 대한 한·미의 대응은 소위 신냉전과 양 진영의 대립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보나?

“신냉전이 지속될지, 그게 현재의 안보 환경에 따른 일시적 움직임인지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북·러가 전술적 목적으로 이런 식의 파트너십을 공개적이고 명백한 방식으로 형성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번 정상회담과 파트너십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항하는 분명한 전선을 공고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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