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떠나지 말라”…이승만은 한국전 발발후 첫 연설때 그렇게 말했을까? [대통령의 연설]
오는 25일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올해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팀이 프랑스 외무부의 한국전쟁 관련자료 2000여건을 공개했는데요.
당시 캐나다 정부가 미국에게 원자폭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던 내용도 포함돼있다고 합니다.
중국군의 개입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었고, 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원자폭탄의 피해를 입게 된다면 서양과 동양 국가간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죠.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고향에 머무르다 전쟁발발 소식을 접하고 급히 수도로 돌아왔으며, 남한 정부의 군수품이 겨우 10여일을 버틸 정도만 구비돼 있다는 첩보 등도 담겼습니다.
자칫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수도 있는 전황 탓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을 새삼 알 수 있게 됐는데요.
당사국인 한국 대통령의 첫 연설도 그만큼 큰 의미를 지녔을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국내 보수·진보간 정쟁의 소재가 될 정도죠.
이 전 대통령은 “워싱턴과 동경에 밤과 이른 새벽 시간에 전화와 전보로 연락을 취해, 맥아더 장군과 통화를 했고 트루먼 대통령과도 통화를 했습니다”라며 “오늘 오후에는 맥아더 장군이 내게 보낸 전보에서 중요한 언급을 하였기에, 이를 급히 알리고자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바를 모두 철파하고, 이 기쁜 소식을 방송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맥아더 장군이 ‘깊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중대한 작전이 준비되고 있고, 충분한 원조가 가는 중입니다’라는 전보를 보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원조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했는데요. 그는 “한국 원조가 해군과 공군 양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라며 “오늘 오후에는 전폭기를 보내서 침략자들을 격파하고, 전투기로는 탱크를 공격한다고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우선 이 전 대통령의 대전 연설문만 놓고 보면 이같은 언급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당시 미국이 작성한 녹취록을 보면 “(Under the present circumstances it is understandable that the people are seeking refuge)”라며 국민들이 피난가는 것을 이해한다는 대목이 등장하는데요. 괄호를 쳐놓은 것을 보면 작성자도 정확한 워딩을 기입한 것은 아닌듯해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사실 정부와 군의 발표문에 전황을 긍정적으로 전한 대목들이 많았던 탓에 이를 마치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말한 것처럼 해석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여기에는 행정부 수반인 이 전 대통령이 이런 잘못된 발표들도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재반박이 나올 수도 있죠. 짧은 기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의 전쟁초기 대응이 어땠는지 평가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많이들 관심 가지시는 “서울 떠나지 말라”는 연설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정도라도 독자분들이 알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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