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與, 국민 요구에 묵묵부답…당정 관계 수평적으로 재정립해야”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
“지난 두 달 반성과 혁신 골든타임…그런데 민심에 반응했나”
“헌신 결심했으니 주저않겠다…보수 정치 재건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서 벗어나 '민심'에 순응하겠다는 선언이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의석수가 적은 국민의힘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년간 9번이나 집권여당의 리더가 바뀌었다"며 "그 배경이나 과정이 무리하다고 의문을 갖고 비판하는 국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눈치봐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당이나 정이 민심과 다른 길을 가면 한쪽에서 견고하고 단호하게 민심의 길로 견인해야 한다"며 "어느 한 쪽이 이끄는 대로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건강하고 수평적 실용적인 당정관계를 대다수 국민과 지지자, 당원이 정말로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총선 책임론'을 의식한 듯 "그토록 염원했던 총선 승리였지만 결과는 너무 뼈아팠다.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총선 패배 후 여당이 쇄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주권자 국민들이 명령했던 것은 우리의 변화"라며 "그런데 우리는 지금 변화하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권심판론으로 뒤덮였던 총선 기간 내내 (여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외쳤다"며 "지금 우리는 국민 눈높이에서 민심에 반응하고 있나"고 거듭 물었다.

이어 "지난 두 달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였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 그런데 우린 국민 요구에 묵묵부답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더 혼나봐야 한다'는 국민의 심판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요구에 응해야 한다"며 "저는 용기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결심했으니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