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권 도전 “다음 대선 불출마...보수 재집권 해내겠다”

박국희 기자 2024. 6. 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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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에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차기 당대표 선출 7·23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하며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며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 전략, 경험을 오롯이 보수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했다. 4·10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이후 두달 만에 다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로 겨냥하며 수도권 5선으로서의 본인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패배를 자초한 오판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감당할 여유는 이제 없다”며 “국민의힘은 정말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승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역시 총선 패장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다시 당대표에 출마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가 (총선 당시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들이닥쳐 사정없이 저를 공격했지만 (나는) 통쾌한 압승을 거두었다”며 “총선 참패의 쓰나미 속에서도 저는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 지역구를 탈환했다”고 했다.

나 의원은 차기 당대표의 핵심 자질로 거론되는 당정관계 설정 문제에 대해서도 “저는 자유롭다. 각 세울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며 “그런 제가 진심으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다. 당정동행, 밀어주고 끌어주며 같이 갈 것”이라고 했다. 이 역시 총선 때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계파색이 옅은 나 의원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윤 대통령과 학창 시절 같은 고시원에서 사법시헙 준비를 했다. 윤 대통령은 평소 나 의원을 ‘나 여사’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고물가·고금리를 해결하는 경제 정당, 저출생·저성장을 극복하는 유능 정당, 양극화와 불안을 해소하는 개혁 정당, 매력적인 대안과 정책으로 야당을 압도하겠다”며 “판단의 절대 기준은 오직 민심이다. 국민이 옳다고 하는 대로, 함께 가겠다”고 했다. 나 의원은 “당 대표는 묵묵히 대권주자를 빛나게 해야 한다”며 “계파 없고 사심 없는 제가 그 적임자”라고 했다.

나 의원은 “22년 전 우리 당에 들어와 지금껏 단 한 번도 우리 당을 떠난 적 없고, 어려운 선거마다 당을 위해 희생했고 헌신했다”며 “원내대표 당시, 민주당 의회 독재를 막기 위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냐’며 문재인 대통령을 질타했고, 당원·국민과 하나가 되어 조국 장관을 끌어내렸다. 그렇게 정권교체 초석을 다졌던 것”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보수재집권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겠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저 나경원이 헌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허락해달라”며 “유능한 민생 정당, 용감한 책임 정당으로 국민의힘은 완전히 새롭게 다시 태어날 것이다. 승리, 통합, 정통보수의 나경원만이 해낼 수 있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나 의원은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김건희 여사·해병대원 특검과 관련해 “(공수처와 검찰) 수사가 끝난 다음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진실 규명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2027년 대선은 불출마 하겠다고도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상 당대표가 대선 경선에 참여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인 내년 9월 사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른 전당대회 후보인 윤상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에게 대선에 출마할 것인지, 당대표를 내년 9월에 사퇴할 것인지, 아예 해당 당헌을 개정할 생각인지 공개 질문했다.

나 의원은 “저는 2027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당대표를 맡아 우리 정당을 제대로 바꾸고 2027 대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정당의 기초를 만들겠다”며 “실질적으로 대선 주자가 당대표를 맡을 경우 사심이 공심보다 앞설 수 있다. 당 운영 부분에 우려가 많다”고 했다.

나 의원은 전당대회의 윤심 논란에 대해서는 “당대표 선거에 자꾸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미숙한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뭐했다부터 시작해서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건 한마디로 지나친 당정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쓰는 미숙한 정치”라고 했다. 이 역시 최근 윤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밝힌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측이 일부 최고위원 출마 후보자들을 ‘러닝 메이트’로 칭하며 함께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도 “러닝 메이트 정치를 자꾸 이야기 하는데 여의도 사투리 같은 정치 같다. 이재명 대표의 러닝 메이트로 추미애, 정청래 등이 나오는 것도 봤을 텐데, 러닝 메이트 정치 자체가 너무 구시대적인 여의도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문>

사랑하는 국민의힘 당원 동지 여러분!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국민의힘의 영원한 당원, 저 나경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합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절박합니다. 위기의 어둠 속에서 길을 헤매고 있습니다.

당원과 국민이 기적처럼 쟁취한 정권교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꿈꿨던 이상은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절대, 무기력해하지 마십시오. 아직 좌절하기에는 이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지지 않습니다. 보수의 가치는 단 한 순간도 패배한 적 없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국민의힘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국민의힘입니다. 우리 손으로 만들고, 우리 힘으로 이끌어 온 역사입니다.

국민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보수재집권에 성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정말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는 바꿀 사람, 이길 사람입니다.

지난 저의 정치 여정이 분명히 보여드립니다.

첫째, 저는 이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총선 참패의 쓰나미 속에서도 저는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 지역구를 탈환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가 들이닥쳐 사정없이 저를 공격했지만, 통쾌한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승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승리는 결과로 입증하는 것입니다. 이겨 본 사람만이 이기는 길을 압니다.

총선 패배를 자초한 오판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습니다. 시행착오를 감당할 여유는 이제 없습니다.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 전략, 경험을 오롯이 보수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습니다.

실력과 역량으로, 다시 국민 신뢰를 쌓겠습니다. 여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오겠습니다.

고물가, 고금리를 해결하는 경제 정당 저출생, 저성장을 극복하는 유능 정당 양극화와 불안을 해소하는 개혁 정당으로 바꾸겠습니다. 매력적인 대안과 정책으로 야당을 압도하겠습니다.

둘째, 제가 통합과 균형의 적임자입니다.

저는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습니다. 줄 세우는 정치, 줄 서는 정치, 제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는 자유롭습니다. 각 세울 것도, 눈치 볼 것도 없습니다. 그런 제가, 진심으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조건 없이 힘과 마음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할 것입니다. 부족함과 실수가 있다면 과감히 고쳐나갈 것입니다. 당정동행, 밀어주고 끌어주며 같이 갈 것입니다.

판단의 절대 기준은 오직 민심입니다. 국민이 옳다고 하는 대로, 함께 가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국민의힘에는 훌륭한 대권주자가 많습니다.

그들이 빛나야 합니다. 당 대표는 묵묵히, 대권주자를 빛나게 해야 합니다. 계파 없고, 사심 없는 제가 그 적임자입니다.

셋째, 언제나 흔들림 없이 보수를 지켜왔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만이 시련의 계절을 견딥니다. 국민의힘은 더 깊고 튼튼한 뿌리가 필요합니다. 22년 전 우리 당에 들어와 지금껏 단 한 번도 우리 당을 떠난 적 없습니다. 어려운 선거마다 당을 위해 희생했고 헌신했습니다. 위기 앞에 움츠리지 않고 가장 앞장서서 싸웠습니다.

원내대표 당시, 민주당 의회 독재를 막기 위해 온몸을 내던져 투쟁했습니다. 엄혹했던 문재인 정권 시절,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냐”며 문 대통령을 질타했습니다. 당원, 국민과 하나가 되어 조국 장관을 끌어내렸습니다. 광장에서, 거리에서, 우리는 함께 눈물 흘렸습니다.

바로 그때 우리는 살아있는 야당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정권교체 초석을 다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말씀드립니다. 보수재집권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위대한 국민 여러분! 윤석열 정부의 성공,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저 나경원이 헌신할 수 있는 그 소중한 기회를 허락해주십시오.

유능한 민생 정당, 용감한 책임 정당으로 국민의힘은 완전히 새롭게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이재명의 민주당, 의회 독재와 법치 유린을 일삼는 저들에게, 절대 정권마저 넘겨줄 수는 없습니다. 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습니다.

국민 불행, 자유 민주주의 파멸, 헌법 질서 붕괴를 똘똘 뭉쳐서, 하나가 되어서, 반드시 막아낼 것입니다. 승리, 통합, 정통보수의 나경원만이 해낼 수 있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 지키고 싶은 약속이 많습니다. 차근차근 국민께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모든 후보님들께 이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멋지고, 아름답게, 그리고 치열하게 뛰어봅시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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