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할인점의 오해와 진실

김지우 2024. 6. 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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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발견]아이스크림 싸게 파는 비결
무인매장으로 인건비 절감에 '박리다매'
유통기한 없지만 제조일 1년 내 섭취 권장
/ 그래픽=비즈워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뜨거운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먹거리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여름철 인기 디저트는 단연 '아이스크림'일 겁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 수도 많아졌습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증가해 4200여 개로 추산됩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초기 창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간편한 운영 방식 때문에 많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은 주택가나 골목상가에 들어서 있는데요. 편의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구비하고 있어 소비자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죠. 그렇다면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이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할인매장'이라는 명칭에 맞게 실제로 제품을 타 유통채널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을까요? 이번 [생활의 발견]에서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저렴한 가격의 비결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아이스크림을 타 유통채널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떻게 저렴하게 팔 수 있을까요. 

우선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 프랜차이즈들은 빙과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직접 제품을 공급 받는 구조입니다. 일부 매장들은 도매상으로부터 아이스크림 제품을 공급 받기도 하죠.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필요한 제품을 발주하면 제조사가 배송, 진열, 가격표 부착까지 다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장 임대료, 전기료, 수수료 등 외에는 추가적인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빙과제조사로부터 타 유통채널에 비해 저렴하게 납품 받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요. 이건 사실일까요. 아이스크림 제조사들에 물어봤습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내 바류 매대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답변은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다른 유통채널보다 저렴하게 납품하지 않는다"였습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다른 유통채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박리다매'인데다 무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업계 관행상 제조사는 제품 가격을 명시하지 않고 판매자가 판매가를 정한다고 하는데요. 아이스크림 할인점주들에 따르면 바류 기준 400원대, 쭈쭈바류 500원대, 콘 및 샌드류는 800원대, 팥빙수 등은 1000원대 등에 납품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납품처에 따라 납품가 차이가 있을 겁니다.

일각에서는 제조사나 도매상이 직접 냉동창고에 제품을 보관하는 것보다 할인매장에 저렴하게 납품하는 게 이득이라서 박리다매로 납품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빙과업계에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냉동창고가 1년 365일 24시간 동안 비는 일이 적은데다, 아이스크림이 1개가 있든 100개가 있든 품질 유지와 변질 방지를 위해 적정 온도를 항상 유지하도록 가동해야 한다는 겁니다.

치열해진 할인 경쟁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의 가격이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 등의 유통채널보다 저렴하다는 것은 사실일까요. 이건 딱 잘라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통채널별로 시즌한정 덤 증정, 일정 갯수 이상 할인 등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접 조사해본 결과, 제가 방문했던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판매가격은 동일했고요. SSM과 편의점은 5개 이상 구매 시 반값 할인 등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낱개 구매 시 아이스크림 할인점보다는 비쌌습니다.

대형마트와 SSM 아이스크림 판매·할인 안내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한번 살펴볼까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선 △바류 600원 △쭈쭈바류 800원 △컵에 담긴 소프트아이스크림·콘류 1200원 △팥빙수 2000원, 퍼먹는 통류 5000~1만15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방문해보니, 바·펜슬류는 600원, 콘·샌드류는 1200원에 판매했습니다. 동일 제품을 마트와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선 아이스크림 5개 이상 구매시 50%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류는 1200원, 콘·샌드류는 2400원입니다. 낱개로 살 경우 아이스크림 할인점보다 2배 차이 나는 셈입니다. 하지만 종류에 따라 5개 이상 구매하면 할인점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들이 시즌한정 덤 증정 등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편의점은 어떨까요. 할인점 근처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를 방문해봤습니다. 정상가는 바류 1500원, 콘·샌드류 2200원, 빙수류 3000원 등입니다. 여기에 기간한정 행사를 진행 중이었는데요. CU와 GS25는 공통적으로 5개 이상 50%, 제품별로 2+1, 1+1 덤 증정 등의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세븐일레븐 역시 제품별로 2+1,  1+1 등의 덤 증정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할인점과 편의점에서 각각 바류 아이스크림 5개를 샀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할인점에선 3000원, 편의점에서는 50% 할인을 받더라도 3750원입니다. 하지만 콘류를 5개 산다면 할인점에서 1200원 x 5개는 6000원, 편의점에선 2200원 x 5개에 50% 할인이 적용되면 5500원이 됩니다. 편의점이 할인점보다 더 저렴한 셈이죠. 물론 시즌한정 행사가 적용될 경우에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아이스크림의 유통기한은 

아이스크림 할인점들은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면 잘 나가는 제품과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제품이 있을텐데요. 오랜시간 방치되는 제품들 있겠죠.

하지만 아이스크림은 공식적인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는 제조과정에서 멸균처리 후 영하 18℃ 이하에서 보관 및 유통하기 때문에 미생물 발생이나 부패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소비기한(과거 유통기한) 표시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제조사들은 제품 패키지에 제조일자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통상적으로 적정 소비기한을 제조일로부터 1년 내로 봅니다.

소비기한은 없지만 적정 온도(영하 18°C 이하) 에서 잘 보관돼 변질되지 않은 제품이어야 탈이 안 나겠죠. 특히 상온에서 보관할 경우 아이스크림이 빠르게 녹아 변질될 수 있으니 몇 시간 이내에 섭취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비치된 바류, 콘류, 통류 등 아이스크림 제품들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제조사들에 따르면 계절별 잘 팔리는 아이스크림의 종류가 다르다고 하는데요. 여름에 주로 얼음이 많이 들어간 빙과류가 잘 팔린다고 합니다. 일례로 스크류바, 뽕따, 캔디바 등이 있습니다. 반면 겨울에는 떡, 제과류(모나카샌드), 크림이 많이 들어간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판매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유통채널별 가격 비교, 아이스크림의 적정 섭취기한 등을 알아봤는데요. 후끈한 날씨를 이겨내기 위해 아이스크림 한 입 어떠실까요. 물론 배탈이 나지 않도록 적정량 섭취하시는 것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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