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세사기 주택매입 5가구 됐다…특별법 시행 1년여만

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매입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이 5가구로 늘었습니다.

오늘(23일) 국토교통부와 LH에 따르면 LH는 지난달 말 경매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넘겨받은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부산의 오피스텔 1가구와 도시형생활주택 1가구를 낙찰받았습니다.

지난 14일에는 경기 화성시의 도시형생활주택 1가구를, 19일에는 인천 오피스텔 1가구를 추가로 낙찰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LH가 매입한 피해주택은 올해 1월 인천 미추홀구 주택을 시작으로 특별법 시행 1년여만에 총 5가구가 됐습니다. 

LH는 사들인 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해 피해자에게 임대, 피해자가 살던 집에서 퇴거당하지 않도록 합니다.

LH가 경·공매에서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감정가보다 싸게 매입한 뒤 LH 감정가와 낙찰가의 차액(경매 차익)만큼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도록 한다는 정부 대책이 국회 논의를 거쳐 도입된다면 LH는 더 적극적으로 경매에 참여해야 합니다.

전세사기와 역전세 여파로 경매시장에 빌라 물건은 갈수록 많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공공의 경매 참여로 최근 낙찰률(전체 물건 대비 낙찰된 물건의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경·공매 데이터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총 1485건으로 2006년 1월(1600건) 이후 18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빌라 낙찰률은 올해 4월까지만 해도 10%대에 머물렀으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낙찰이 늘어나면서 20%대로 올라온 상태입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운영하는 HUG는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준 뒤 2∼3년에 걸쳐 경매 등을 통해 투입한 돈을 회수해왔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HUG는 보증사고가 난 주택의 강제경매를 신청한 뒤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낙찰 대금에 대한 우선 변제금만 받았습니다.

그러나 HUG가 보증사고 주택을 낙찰받아 무주택자에게 시세의 90% 수준으로 임대하는 '든든전세주택'이 도입되면서 경매에 직접 뛰어들게 된 것입니다.

서울 빌라 낙찰률은 올해 2월 9.8%, 3월 13.6%, 4월 15.0%이었으나, HUG 참여가 시작된 5월 27.8%로 훌쩍 높아졌습니다.

LH까지 전세사기 피해주택 경매에 참여하면 빌라 낙찰률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경매 낙찰까지는 2∼3년가량 소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강훈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센터장(변호사)은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특별법 제정 1년 평가 토론회에서 "쌓여 있는 전세사기 피해주택의 경매 매입 실현이 더디게 이뤄지고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경·공매 실현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해자들에게 알리고, 주거권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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