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간의 미국 유학 효과, 평균 3㎞ 올랐다… 백승건 업그레이드, SSG 투자 효과 방긋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온몸에 붙은 센서들이 전달한 정보가 취합된 그림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비교적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가진 힘을 100% 쓰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백승건(24·SSG)의 눈도 커졌다. 설명을 들어보니 그 문제가 분명한 것 같았다. 희망도 보였다.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트레드 애슬레틱’의 스태프들은 백승건의 투구폼에서 힘 손실이 크다고 진단했다. 데이터가 그것을 명확하게 말해주고 있기도 했다. 백승건은 “일단 힙힌지(고관절 쪽의 움직임)를 잘못 쓰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피칭을 하고 영상을 보면서 분석을 해봤는데 그쪽이 조금 복잡하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뒤꿈치를 들고 내려가는 폼으로 한 번 던져보라고 했는데 그게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백승건은 트레드 애슬레틱 스태프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그것을 자신의 투구폼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백승건은 “힙힌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었다. 앞다리 쪽의 움직임, 디딤발의 브레이킹 등도 조정했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8주에 가까운 시간 동안 새 자세를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어쩌면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나아지는 자세에 힘든지도 모르고 훈련을 이어 갔다. 그렇게 거의 8주의 시간이 지나자 백승건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선수가 되어 있었다.
백승건과 동료 선수 두 명(정동윤 신헌민)은 지난 4월 9일 미국으로 떠나 트레드 애슬레틱에 입소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물론 미국 프로스포츠의 각 종목 선수들이 입소해 몸을 만들고 전문적인 조언을 얻는 곳이다. 유명한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과 더불어 우리나라에도 입소문이 나 있고, 김재현 SSG 단장도 오프시즌 이곳을 찾아 훈련 시설과 커리큘럼을 직접 눈으로 담기도 했다.
세 선수를, 그것도 시즌 중에 미국으로 보낸 이유는 이 선수들을 트레이닝해 후반기 1군 전력화시키기 위해서였다. 향후 선발로도 뛸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미국에 보내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거치게 했다. 베테랑들의 비중이 적지 않은 팀 마운드 사정상 이들이 힘을 보태야 전력이 시즌 내내 이어지고 향후 몇 년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고 봤다. 투자이자 포석이었다. 세 선수가 미국에서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거둔 뒤 귀국한 가운데, 가장 먼저 1군 마운드에 선 선수가 백승건이라 모든 구단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리고 백승건은 뚜렷한 성공의 가능성을 내비치며 구단의 투자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백승건은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팀이 12-4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정리했다. 볼넷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확실히 달라진 투구로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냥 유니폼의 등번호와 이름을 지우고 보면, 백승건인지 아닌지 애매할 정도로 폼이 달라졌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9년 팀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백승건은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뛸 수 있는 큰 활용성을 가진 선수다. 던질 수 있는 변화구도 많고, 스태미너와 감각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감독들이 백승건을 써보려고 노력한 이유다. 군 제대 후인 지난해에도 25경기에서 38이닝을 던졌다. 다만 구속 쪽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좌완이지만 평균 구속이 시속 130㎞대 후반에 머물렀고, 최고 구속이라고 해봐야 140㎞대 초·중반이었다.
근래 들어 개인의 노력으로 구속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구속도 기복이 심했다. 어느 날은 145㎞ 이상까지 나오다가도, 어느 날은 그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미국 유학’ 기간 동안 폼이 더 역동적으로 변한 백승건은 22일 최고 구속 148㎞(트랙맨 기준)을 던졌고, 평균 구속도 146.2㎞에 이르렀다. 백승건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트랙맨 기준 143㎞ 남짓으로 평균 구속이 3㎞ 이상 올랐다. 슬라이더 최고 구속도 138㎞까지 나오는 등 구속 상승세가 완연했다. 확실히 폼이 더 와일드했고, 이전보다 더 많은 힘을 쓰고 있었다. 육안으로도 확인이 될 정도였다.
백승건도 구속 상승세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백승건은 “작년에 한창 좋았을 때 최고 구속이 146~147㎞ 정도였다. 하지만 안 좋았을 때는 떨어졌다”면서 “미국에 다녀온 뒤 많이 괜찮아졌다. 다행이다”라고 했다. 투수에게 구속이 전부는 아니지만, 구속은 때로는 자신감의 전부가 되기도 한다. 백승건은 “8주 기간 중 마지막쯤에는 한국에 가고 싶더라. 가서 (실전에서) 정말 뛰고 싶었다”면서 “2군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어 1군에 빨리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변하는 모습에 자신을 얻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이숭용 SSG 감독도 미국에 다녀온 뒤 2군에서 호평을 받은 백승건을 바로 올려 바로 썼다. 좋은 흐름을 이어 가기 위한 전략이었고, 후반기에 여러 방면에서 활용성이 크다고 여겼다. 그리고 첫 단추를 잘 꿰면서 성과를 확인했다. 이 감독은 향후 좌완 불펜진에서 백승건과 박시후가 좋은 활약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백승건을 계속 지켜볼 뜻을 드러내고 있다. 백승건은 “구단에서 이렇게 좋은 유학을 보내주신 만큼 나도 그것에 보답을 해야 한다. 결과로 보여드리는 것이 남았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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