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이 된 위메이드·지닥…"위믹스 못 준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와 가상자산거래소 '지닥(GDAC)'을 운영하는 피어테크가 서로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지닥은 한때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위믹스를 상장하기도 했으나, 대규모 해킹 사태에 이어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회장이 맡긴 800만개의 위믹스를 돌려주지 않으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닥은 현재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폐 사태'에…차선책으로 선택
국내 코인마켓거래소 지닥은 지난 2022년 12월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개시했다. 원화거래소가 모여 만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유통량을 허위로 공시했다며 위믹스의 상장지원 종료를 결정한 직후였다.
코인원이 지난해 2월 위믹스를 재상장하기 전까지 위믹스를 거래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 거래소는 지닥이었다. 당시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투자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입출금 및 보관 지원과 최소한의 거래 시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닥은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으로만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다. 원화로 거래할 수 없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보인다. 이후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회장,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도 지닥으로 거래소를 옮겨 위믹스를 매입했다. 지닥은 지난해 2월 '40원더스'라고 불리는 위믹스 3.0메인넷의 노드 카운슬 파트너에도 합류했다.
40원더스 퇴출 한달만에 상장폐지
둘 사이가 삐그덕거리기 시작한 계기는 지닥이 겪은 해킹사태로 추정된다. 지닥은 지난해 4월 총 보관자산의 23%에 달하는 200억원 규모 가상자산을 탈취당했다. 당시 피해를 입은 가상자산은 비트코인 60개, 이더리움 350개, 위믹스 1000만개 등이었다.
특히 위믹스가 집중적으로 탈취당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위믹스 재단은 "거래소가 해킹을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닥은 당시 해킹당한 물량을 전액 충당하고 입출금 서비스를 복구한다고 밝혔으며, 위믹스 스테이킹 서비스도 출시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지닥이 40원더스에서 방출되면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위믹스 재단은 투표로 51%의 찬성을 얻어 지닥을 40원더스에서 제외했다. 지닥이 노드 카운슬 파트너로서 역할을 계속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자 지닥은 40원더스 방출로부터 한달 뒤인 지난 3월 돌연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유의종목 지정 없이 바로 거래지원을 끝냈다. 당시 지닥은 거래지원 종료 이유로 시장성 결여, 법적 문제(미신고 의심 가상자산사업자)를 꼽았다.
돌려받지 못한 위믹스 800만개
박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킹 사태 후 지닥에 위믹스의 회수를 요청했지만 상당수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닥에 아직 800만개(이날 기준 원화로 113억원 상당)에 달하는 물량이 남아있는데 돌려받지 못했고, 하루 출금량도 1만6000개로 제한해 돌려받지 못하다보니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닥은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지닥 서비스 출금정책 및 출금서비스는 전회원 대상 동일하게 정상 지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박 회장 소유의 위믹스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에 문제의 소지가 발견돼 출금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닥은 "투자자 기망 및 사기, 시세 조작, 자금세탁, 불공정 거래와 관련된 중대한 혐의가 발견돼 이를 고지하고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면서 "회원(박 회장)의 소명을 장기간 기다리고 있으나 일체의 소명이 없어 형사고소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위메이드는 "황당하다.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지닥은 언제부터 박 회장에게 소명을 요구했는지, 어떤 법적 조치를 진행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닥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재무실사 보고서와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관련 공지사항도 삭제한 상태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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