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억5000만원인데"…12년 만의 담도암 신약, 건보 급여 될까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12년 만에 담도암 1차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은 면역항암제 신약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의 건강보험 급여를 위한 첫 절차에 돌입했다. 임핀지는 평균 생존 기간이 8개월로 짧은 담도암 환자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높이는 성과를 보인 약이다. 하지만 체중이 70㎏인 환자 기준 1년간 투약 비용이 1억5000만원가량에 이를 정도로 고가라 환자들은 이 약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바라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이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사 신약 임핀지의 담도암과 간암 치료에 대한 급여 적용을 위해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심의를 신청했다. 이르면 오는 8월 암질심 심의 안건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암질심 심의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으면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앞서 임핀지는 지난해에도 담도암과 간암 치료 시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해 11월 암질심에서 논의됐으나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비급여로 남게 됐다. 이에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급여 신청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임핀지는 △백금 기반 동시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CCRT)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3기) 비소세포폐암과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의 1차 치료로서 젬시타빈 및 시스플라틴과의 병용요법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로 트레멜리무맙과의 병용요법으로 쓰일 때 치료 효과가 인정됐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치료 시엔 급여가 적용되지만 담도암과 간암 치료 시엔 비급여라 환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환자들은 특히 담도암 치료 시 보험급여가 절실하다고 본다. 담도암 전세계 사망률 1위인 대한민국에서 지난 12년간 폐암 분야에서는 10개 이상의 항암제가 보험급여를 받았지만 담도암에서 급여가 인정된 항암제는 단 1개도 없었기 때문이다.
임핀지는 2022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화학요법 '젬시타빈 및 시스플라틴(이하 젬시스)'과의 병용요법으로 12년 만에 표준 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 기존 담도암 환자를 위한 1차 표준치료법은 2010년부터 쓰인 젬시스 항암화학요법뿐이었다. 임핀지 병용요법의 생존율은 3년 시점에서 기존 표준치료법 대비 2.12배 더 높았다. 3년 이상 시점에서의 사망 위험은 기존 치료법 대비 26% 낮았다.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의료진은 "담도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말기에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고, 재발이 잦고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결국 환자들은 약물 투여를 고려하게 된다"며 "담도암 평균 생존 기간이 8개월이지만 3년간 생존하며 임핀지를 투여받은 환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고가의 비용이다. 임핀지의 1바이알(500㎎)당 가격은 약 340만원이며 담도암 환자는 1회 치료 시 체중 1㎏당 임핀지 20㎎을 투여해야 한다. 이를 체중 70㎏인 환자에 적용하면 임핀지와 병행해야 하는 화학요법의 치료비용을 제외하고도 한 달에 약 1000만원, 1년 투여(3주 간격) 시엔 약 1억5000만원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최근 건강보험공단과 약가 재계약으로 약값이 낮아졌음에도 환자 부담은 여전히 크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 본인부담률은 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핀지의 담도암 치료 효과를 입증한 오도연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연구 결과 담도암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은 기존 표준 치료 대비 2배 이상의 생존기간 개선을 확인했다"며 "담도암이 약 개발이 굉장히 어려운 분야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임핀지의 급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담도암과 간암 환자분들을 위해 정부와 협의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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