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늦깎이 시인 '방직공장 소녀' 김형순 작가 "바보처럼 살아온 인생, 하지만 이것도 괜찮아요"(2편)
써놓은 시 100편, 올해 첫 시집 낼 예정
내년 대학졸업 후 시낭송반 개설 계획도
매달 한 차례 병원에서 환자 돌봄 봉사
[남·별·이]늦깎이 시인 '방직공장 소녀' 김형순 작가 "바보처럼 살아온 인생, 하지만 이것도 괜찮아요"(2편)
김형순 작가는 자신이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늘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에 만족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면서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시를 처음 접한 것은 57살이 되던 2013년, 친구의 권유 덕분이었습니다.
김 작가는 "광주 서구문화센터에 다니는 친구(김효비아 시인)가 시 공부를 같이 하자고 해서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 2016년 아시아 서석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그리고 지금은 방송통신대 국문학과에 편입해서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김 작가는 "늦은 나이에 시험공부하는 게 힘들지만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다"고 만학의 기쁨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문학공부 뿐 아니라 학회장으로서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교내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 작가가 시인으로서 자긍심을 느꼈던 순간은 자작시 '뽕뽕다리'가 2022년 제1회 박길무 문학상을 수상한 때였습니다.
방직공장에 다녔던 10대 시절 추억을 표현한 것인데, 자신의 감추고 싶은 과거를 들춰낸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상을 받았다는 것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형순 씨는 시인으로서뿐 아니라 시낭송가로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구 문화센터에서 시를 접한 후 시낭송 반에서 여러 선배 언니들의 낭송을 들으면서 낭송의 매력에 반했습니다.
그리고 동강대 시낭송 반에서 지도사 과정을 수료하여 자격증까지 획득했습니다.
◇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수상, 지도사 자격증 획득
김 작가는 특히 전라도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김승희 시인의 '남도창'을 자주 낭송하고 있습니다.
시 낭송을 하면서 느낀 좋은 점에 대해 "품위 있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더불어 공연을 하고 있을 때 배우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나를 발견하는 긍지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초대 손님으로 무대에 설 때 쟁쟁한 대상자 틈에 끼어 다른 시 낭송가들로부터 약간의 위축감이 들기도 한다"면서 "그럴 때마다 도전하자는 마음으로 간절함으로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지금 현재는 시 낭송가이면서 국문학과에서 소리와 발음 과목을 배우고 있다"고 언급하고 "모든 시 낭송가 자격 조건을 갖추고 나서 내년 대학졸업 후 시낭송 반을 개설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 노인요양 전문병원에서 환자들의 머리 손질과 목욕 등 자원봉사
서울 보훈병원에 근무할 때 봉사상을 수상할 정도로 남보다 앞장 서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해왔습니다.
광주에 내려와서도 제일 먼저 한 일이 자원봉사센터에 연락해서 봉사활동 참여를 신청한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광주 동구 소태동 소재 노인요양전문병원에서 환자들의 머리 손질과 목욕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매달 한 두 차례 가는데 손꼽아 기다리는 환자들을 만나면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김 작가는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바보처럼 살아온 인생이지만 이것도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다 나를 변화 시키는 계기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절대 늦었다 하지 말자. 나이를 잊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은 한번 쯤 펼쳐도 될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스스로를 늦게 핀 꽃에 비유한 김형순 씨는 "'늦게 핀 꽃도 꽃이다'라는 제 한 줄의 디카 시를 기억해 주세요"라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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