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10개월만 美 출장···AI·배터리 사업 '빅 스텝' 겨냥

강해령 기자 2024. 6.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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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보스턴·토론토 출장 이후
10개월 만에 테네시·실리콘밸리 방문
피규어 AI·텐스토렌트 찾아 인공지능 협력 다져
구광모(왼쪽) 회장이 17일(현지시간)부터 있었던 나흘 간의 미국 출장에서 실리콘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 AI 본사를 방문해 인공지능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구광모(오른쪽 네번째) 회장이 17일(현지시간)부터 있었던 나흘 간의 미국 출장에서 테네시 주에 있는 LG전자 생활가전 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서울경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글로벌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그는 LG그룹의 현지 생산 법인은 물론 미국 각지에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수장들과 만나 회사의 미래 사업을 구상했다.

23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미국 테네시에서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등을 방문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찾아 AI 분야 등 미래준비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전략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현지 임직원들에게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격려하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을 시작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021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북미 시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해왔다. 그는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현지 AI 사업을 집중 점검하기도 했다.

이번 출장에서 테네시를 찾은 구 회장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테네시주는 조지아, 앨라배마 등 8개 주와 경계를 맞대고 있어 교통과 물류에 효율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생산 거점으로 점찍은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리적 강점에 따라 LG는 테네시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LG전자가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운영을 시작한데 이어, 올해 3월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LG화학은 이 지역에 미국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지을 계획이며, 2026년부터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의 양극재를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LG전자 테네시 공장을 방문한 구 회장 H&A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 북미지역대표 정규황 부사장 등과 함께 전자 북미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구 회장은 로봇 자동화, 무인 물류 등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 건조기 생산라인도 살펴봤다.

구 회장은 임직원에게 “시장·고객 트렌드·경쟁 구도·통상 정책·물류 등 사업 환경의 변동성은 모두가 동일하게 마주한 상황”이라며 “이를 잘 극복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 제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현지화 역량 등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미래사업 분야를 살폈다. LG는 세계 첨단 기술이 집약된 실리콘밸리에서 2018년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설립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구 회장은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 김동수 CEO(부사장)를 비롯한 경영진과 만나 지금까지의 투자 및 사업개발 현황을 보고받았다. 또한 AI 등 LG의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스타트업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광모(맨 오른쪽) LG그룹 회장이 나흘 간의 미국 출장 일정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해 임직원에게 첨단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구광모(오른쪽) LG그룹 회장이 나흘 간의 미국 출장 일정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AI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CEO를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도 방문했다. LG NOVA는 투자 수익 확보를 우선시하는 일반적인 벤처 투자와는 달리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사업 모델을 만들고 직접 사업화를 추진하는 아웃사이드-인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고세서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결국 변함없는 성공의 키는 차별화된 고객가치에 달려있다”며 “이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되어 나가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LG 사업장 외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AI 스타트업을 찾아 LG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폈다. 구 회장은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방문해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다른 분야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을 세심하게 살폈다.

텐스토렌트를 방문한 구 회장은 짐 켈러 CEO와 만나 AI 반도체의 트렌드와 텐스토렌트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AI 반도체는 가전, 전장, 통신 등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분야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구 회장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 AI 창업자이자 CEO인 브렛 애드콕도 만났다. 구 회장은 애드콕 CEO에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피규어 AI의 로봇 ‘피규어 원’이 구동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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