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죽는다"…SK그룹 완전히 새판 짠다[기업이 바뀐다①]
최태원 "그린·바이오, 양적 아닌 질적 성장"
28~29일 경영전략회의…"큰 방향 잡는다"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SK그룹이 방대한 계열사 중복 사업 및 무분별한 투자로 인한 비효율적 경영 문제를 해결한다. 이를 위해 전면적인 조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설립 후 10분기 연속 적자인 SK온을 중심으로 그룹 에너지 사업을 대폭 손질할 방침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경영진 회의를 통해 관리가 안 되는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그룹 계열사는 219곳으로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많다. 재계 1위인 삼성 계열사 63개의 3.5배에 달한다.
지난해 말 취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그룹 내 계열사가 너무 많다"며 통제 가능한 범위로 대폭 줄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장은 "이름도 다 알지 못하고, 관리도 안 되는 회사가 많다"며 경영진들을 질책했다는 후문이다.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둔 중간지주사 SK스퀘어의 경우 휘하에 23개사 중 18개사가 손실을 보는 것으로 파악돼 대대적인 정리가 예상된다.
최근 실적 부진과 중복 투자 지적이 거듭돼 온 그린·바이오 분야도 대폭 사업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E&S 합병설 등 제기…"다양한 안 논의"
지난 20일에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해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SK이노베이션은 공시 답변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장중 최고 20% 급등하는 등 시장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SK온과 SK엔무브와의 합병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매각설, SK온과 SK E&S 합병설 등도 제기되는 등 SK그룹 에너지 사업을 둘러싼 각종 설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안을 두고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오는 28~29일 경영전략회의에서 큰 방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도 현재진행형이다.
SK온은 지난해 8월 영입한 성민석 최고사업책임자(CCO)를 최근 보직 해임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도 지난달 임기를 못 채우고 조직을 떠났다. SK스퀘어에서는 박성하 대표이사 사장도 조기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주력 자산 처분을 통한 현금 확보에도 나선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최근 베트남 재계 2위 유통기업인 마산그룹에 풋옵션(주식 매도 권리) 행사 의지를 표명했다.
SK가 2018년 당시 투입했던 금액은 4억500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5300억원)로 올해 말까지 원금과 이자분을 회수할 계획이다. 양사 간 지분 매각 협상은 현재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과도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는 2019년 빈그룹 지분 6.1%를 10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1조1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SK가 두 그룹의 지분 매각을 완료할 경우 회수 금액은 총 1조원이상으로 알려졌다.
한편 SK그룹은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임원진들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조정 방향성 함께 SK그룹 고유의 경영 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 기본 정신 회복 등을 모색한다.
SK그룹은 최근 최태원 회장 이혼소송 판결로 인한 여파, 사업 리밸런싱 등을 위해 기업 문화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 SKMS 기본 정신 회복을 화두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에는 최창원 의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하며 최태원 회장은 미국 출장으로 화상회의로 참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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