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난 코스피, ‘이 테마’ 떠야 2800선 탈환[주간증시전망]
8만전자에 하이닉스 신고가 행진…美AI 기업 강세가 핵심 재료
26일 마이크론 실적이 분수령, 월가는 ‘긍정 전망’
“글로벌 정치 리스크로 변동성 불거진다면 매수 대응 필요”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코스피 지수가 다시 2800선 탈환에 도전한다. 2022년 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2800 고지를 밟았으나 차익 실현 매물에 한 발 밀린 상황으로, 시장에서는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 상승이 2800선 안착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6일(현지시간)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다음 달 첫째 주로 예정된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이번 주 다시 2800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5월 물가지표가 둔화한 데 이어 소매판매 역시 예상치를 하회하며 아직도 연내 두 번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기대가 남아 있어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하는 등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에 대한 전망 역시 여전히 밝다.
한편에서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의 정치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을 변수로 손꼽는다. 뉴욕 증시의 강세 흐름이 둔화한 것도 우려 요소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주요 파생상품 3종의 만기일이 겹치는 이른바 ‘세 마녀의 날’(Triple Witching Day)을 맞은 가운데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를 제외한 대부분 지수가 약세로 마감했다. 하락폭은 적었으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했고, 엔비디아 역시 이틀째 내림세를 나타냈다.
히지만, 국내에서는 주요 종목에 대한 외국인 중심 수급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주에만 외국인이 85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8만전자’ 자리를 되찾았다. SK하이닉스 역시 외국인 수급을 바탕으로 지난주 장중 24만 3000원까지 오르며 52주 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AI 반도체 등 AI 관련 산업에 대한 투심이 코스피 2800선 재탈환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6일 마이크론 실적발표가 이 같은 투심의 향방을 점칠 가늠자가 되리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2분기 실적을 앞두고 마이크론의 실적을 통해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월스트리트는 HBM 물량 증가와 범용 반도체 판매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추세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지수의 상승은 사실상 반도체 테마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한 만큼 마이크론 실적에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며 “양호한 가이던스가 주어진다면 코스피 지수도 2800대에 확실하게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가 완만하게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 그리고 기업실적 호조 전망이 모여지고 있다”며 “오는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TV 토론회가 진행되며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데 정치 불안에 따른 정책 리스크 등 단기 변동성이 불거진다면 매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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