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자사주 팔아 R&D 투자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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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이 자사주를 활용해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영업이익이 흑자여도 매년 평균 10% 이상을 R&D에 투입하는 만큼 투자재원 확보 방안을 늘 고심한다"면서 "외부 자금조달은 차입 부담이 있기 때문에 유보금을 대체로 사용하고 자사주까지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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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 50만주 처분 결정
삼진·대웅제약 등도 방안 활용
국내 제약사들이 자사주를 활용해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 침체와 투자 생태계 위축으로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처분해 R&D 재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17일 자기주식 50만주에 대한 처분을 결정했다. 삼천당제약 측은 "안과질환 치료제인 아일리아 고용량(HD) 바이오시밀러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글로벌 임상과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자체 생산설비 확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사주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천당제약은 1분기에만 별도 기준으로 이익잉여금이 721억원 가량 있지만 이 금액으로 임상과 생산설비 구축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사주를 활용하기로 했다. 매각 비용은 대부분 아일리아 고용량 바이오시밀러 임상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천당제약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를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는 시설자금 확보를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하거나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왔다.
삼천당제약 측은 "지난 3년간 자체자금과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아일리아 저용량 개발을 완료하고 글로벌 허가를 진행한 데 이어 파트너사들이 고용량에 대한 추가 또는 신규 계약을 서두르자는 요청이 있어 임상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은 현재 아일리아 저용량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허가 취득을 진행하고 있다. 당뇨 및 비만 치료용 주사제(인슐린과 GLP-1)를 경구제로 변경한 제품들의 임상 진행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천당 측은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기술 검증과 비임상 연구, 약동학 시험 등을 통해 복제약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임상을 시작으로 지역별 품목허가 취득을 위한 등록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 외에도 자기주식을 활용해 투자재원을 확보한 기업들이 있다. 삼진제약은 지난 2022년 아리바이오와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하고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국내 임상 3상 공동 진행과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도 지난 2023년 R&D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총 43만7062주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처분금액은 약 500억원 규모였다. 대웅제약은 확보한 현금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후기 임상과 SGLT2 저해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후기 임상,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 임상 2상 등을 진행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영업이익이 흑자여도 매년 평균 10% 이상을 R&D에 투입하는 만큼 투자재원 확보 방안을 늘 고심한다"면서 "외부 자금조달은 차입 부담이 있기 때문에 유보금을 대체로 사용하고 자사주까지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셀트리온, 동아쏘시오홀딩스 등이 주주친화 경영을 위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등 기업들은 자사주를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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