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종부세 폐지? 재정파탄? 샅바싸움 예고

방현덕 2024. 6.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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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이른바 '세금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 여당의 감세 추진에 민주당이 일단 제동을 거는 모습인데, 민주당도 속내가 복잡합니다.

이번 주 여의도풍향계, 방현덕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여당이 감세 정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종합부동산세가 대표적인 대상인데요.

세금은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라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민주당은 일단 반대 입장인데, 속 사정은 간단치 않습니다.

정부 여당의 감세 드라이브, 이달 중순 대통령실에서 출발했죠.

<성태윤 / 대통령실 정책실장(KBS 일요진단 라이브·16일)> "일반적인 주택을 가지고 계신 분들, 그 다음에 다주택자라 하더라도 보유 주택의 가액 총합이 아주 높지 않은 분들, 이런 분들은 종합부동산세를 폐지시켜드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감세는 보수 정부의 단골 정책이기도 하고요.

또 중산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제 개편의 주도권을 쥐며, 여소야대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도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는데, 국회의 주도권을 쥔 건 민주당이죠.

민주당은 제동에 나섰습니다.

나라 살림도 안 좋은데, 있는 사람한테만 깎아주는 '부자 감세'엔 동의할 수 없단 겁니다.

<이해식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17일> "세수 확충 방안을 내놓지는 않고 부자 감세라고 하는 상속세 개편과 종부세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우리 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당 공식 입장과 달리, 민주당 내부에서 종부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단 주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20년 전 도입 당시와 달리 이젠 집 한 채만 있어도 과세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특히 '한강벨트' 의원들은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종부세는 민주당표 부동산 정책의 상징 같은 제도라, 완화 주장에 대한 강성 지지층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다음 지방선거, 또 대선을 염두에 둔 외연 확장도 생각해야 하는 만큼, 민주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종부세뿐 아니라 상속세, 금융투자세까지 없애거나 완화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지 않은 세수 펑크가 예상돼, 적자 속에서 감세를 하고 재정건전성까지 지켜야 하는 딜레마적 상황입니다.

지난해 세수 결손 규모는 역대급인 56조원. 올해도 30조원가량 세금이 덜 걷힐 거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재정 여건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저출산 대책 등 씀씀이는 더 커지고 있고, 감세도 해야 합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국회에서 야당 반대로 무산된 '재정준칙' 법제화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재정 준칙, 그러니까 국가 채무비율을 일정 수준 아래로 유지하도록 법으로 못박아 놓겠단 겁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18일)> "준칙이 없으면 정치권이나 정부는 늘 빚을 통해서 선심성 정책을 할 가능성이 크고 하기 때문에…법제화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 때 나랏빚이 폭증했다는, 대야 공세 성격도 읽히는데요.

민주당은 반대로 재정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감세 방향을 밝힌 걸 문제 삼으며 대통령실과 장관 등에 대한 청문회까지 예고하고 있습니다.

<진성준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18일>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서 계속 빚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거기에 또 세금을 깎아주자…세수결손 청문회, 재정파탄 청문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민주당도, 동시에 13조원 넘게 드는 전국민 민생지원금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정부의 재정 파탄은 추궁하겠다"면서 이런 조단위 일회성 지출을 요구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게 국민의힘의 반박입니다.

종부세와 상속세 등에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다음달 쯤 국회에 제출될 전망입니다.

그때부터 여야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텐데요.

세금은 국민 피부에 바로 와 닿는 문제인 만큼, 정치공학적인 고려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PD 임혜정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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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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