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색칠해요”…MZ세대 탈모 늘자 관리법이 달라졌다 [탈모, 탈출]
흑채 대신 헤어섀도우…제품 종류도 진화
영양제·헤어 쿠션·앰플·두피 마사지기까지
[헤럴드경제=김희량·전새날 기자] #1. 취업준비생 김모(25) 씨는 자신의 키인 160㎝ 이상의 사람 옆에 가급적 서지 않는다.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탈모인 정수리가 비어있는 게 보일까 신경 쓰여서다. 김씨는 “머리 위에 칠하는 화장품인 헤어섀도우부터 두피스케일러, 헤어 앰플, 샴푸까지 다 쓰면서 탈모와 분투 중”이라고 토로했다.
#2.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직장인 박모(28) 씨는 고객 앞에 서는 게 두렵다. 박씨는 “지인이 찍어준 사진에서 정수리가 휑한 것을 발견한 후부터 손님들이 탈모를 눈치챌까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검은 콩과 비오틴(비타민의 일종) 등 탈모에 효능이 있다는 제품이 있으면 지갑을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20·30세대가 탈모 제품의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20대 여배우가 탈모샴푸 모델로 등장하거나 MZ세대를 겨냥한 흑채 쿠션 등이 주목받는다.
21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헤어 라인 수정과 새치 커버를 위해 사용하는 ‘에뛰드 팡팡 헤어 섀도우’는 올해 1월~6월 중순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57% 성장했다. 라보에이치, 려 등 주요 탈모증상 완화 관련 브랜드 제품군의 매출은 2022년~2024년 6월 중순 기준 연평균 22.5% 성장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들 상품은 모두 20·30대를 겨냥한 제품들이다.
지그재그 역시 올해 1~5월 기준 탈모 헤어케어 상품은 거래액인 233% 증가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저희는 2030 여성 고객이 80% 이상”이라며 “이들 사이에서 스스로 관리하려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트렌드와 셀프헤어케어가 유행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장은 늘어난 청년 탈모 인구에 기반한다. 업계에서는 이미 ‘영(Young) 탈모’라는 신조어도 낯선 단어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대의 탈모 환자 수는 9만9542명(2018년)에서 10만1194명(2022년)으로 늘었다. 병원에서 진단받지 않고 지인 등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샤이(shy) 탈모인’을 더할 경우 이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탈모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헤어 관리 및 탈모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탈모 증상이 발생하기 전 미리 예방하겠다는 응답자는 20대가 41.4%로 연령대 중 탈모 환자가 가장 많은 40대의 응답율(31.7%)보다 더 높았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73.5%)은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업계에서는 샴푸 등 세정 제품을 넘어 머리에 바르는 헤어 쿠션, 영양제, 헤어 앰플, 두피 마사지기 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스스로 일상에서 두피 건강을 챙기려는 이들이 늘면서 헤어케어 상품 라인업이 진화하고 있다. 바로 병원에 가기보다는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관리법 등이 알려지며 머리카락도 ‘관리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광고 모델도 젊어졌다. 20여 년간 넘게 가발 브랜드 하이모 모델로 활동한 배우 이덕화가 있다면 최근 여성 겨냥 탈모 샴푸의 20·30대 모델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아모레퍼시픽 탈모케어 브랜드 려의 모델은 20대 배우 고윤정이다. 과거 차인표, 성동일 등이 탈모 샴푸 모델을 했다면 이후 김연아, 손흥민, 지드래곤, 수지, 임영웅 등으로 샴푸 모델도 변화했다.
2030 여성들 또한 탈모 케어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하면서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 또한 늘어나고 있다. 탈모로 인해 머리카락이 부족해 보이는 부분을 채우나 화장품, 두피 건강을 고려한 두피 케어 디바이스, 모발을 강화하는 헤어 토닉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탈모의 종류를 알면 이 같은 변화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크게 유전적 원인, 스트레스, 생활습관 등에 의해 발생하는 탈모는 O자형 원형 탈모와, M자형·U자형 탈모인 남성형 탈모, 머리숱이 적어지고 중심부 모발이 가늘어지는 여성형 탈모가 있다. 머리카락이 적게 보이는 여성형 탈모의 특성상, 이를 채워주는 헤어 쿠션이나 헤어 섀도우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탈모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며 고객이 찾는 제품군도 다양하다”면서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탈모 케어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데이터 분석으로 본 탈모 화장품 산업 보고서’는 탈모 케어 제품의 연평균 성장률 약 10.2%로 2021년 3383억원에서 2025년 49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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